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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 절반 그늘 절반

희망으로 2022. 8. 11. 12:16

‘햇빛 절반 그늘 절반’

소설가 한승원은 이렇게 말했다.
“시인은 절반의 햇빛과 절반의 그늘속에서 살아야 한다”
그가 자연에 가까운 시골로 돌아가 오래 살면서 느낀 결론이다
햇빛을 그리워하되 너무 가까이 오래 살면 마르고 타버리며
그늘속에서 은근한 노래를 부르되 슬픔이 계속되면
늪에 빠진다는 의미가 아닐까 싶다.
맑은 날씨가 계속되면 사막이 된다는 말도 있고
끝없는 불행은 인간을 파괴시킬수도 있다는…

그의 반양 반음의 철학은 위로가 된다
늘 밝은 날만 계속 살수는 없는 인생
그렇다고 늘 어둠속에서 살 수도 없는 우리네 현실을 인정하고
그럼에도 견디고 받아들이고 살라 한다
그 반복 속에서도 노래하고 시를 쓰게하는 위로!
어떤 종교도 신앙도 그래야 한다
터무니없는 행운만 바라는 것 아니고
비참한 저주를 바탕으로 세워지는 구속도 아니어야 한다
원치 않는 아내의 병고로 고난에 빠져 보내다보니
로또같은 신의 한탕 기적을 내내 꿈꾸는 날이거나
스스로 지쳐 이대로 끝날 것 같은 두려움에 빠지는 날,
극단적인 이 두 세계 사이만 오가는 내 모습을 느끼며
종종 자괴감에 시달리며 우울하던 참이라 더 와닿았다

한선생님은 몸의 건강이 나빠짐을 느껴 자연속으로 들어 가셨다
그리고 햇빛 절반과 그늘 절반 속의 풀처럼 살려고 하셨다
그런 바람을 수십년째 몸소 생활로 사신 증인이 되셨다
선생님이 고맙게도 건강하시고 잘 사시는 모습이 참 좋았다
다큐 걸어서세계속으로 ‘반양 반음 풀들처럼’에서…

[한국문학의 대표 소설가, 한승원 작가(83)는 그의 고향인 전라남도 장흥군에서 반양반음의 풀들처럼 살고 있다. 작가가 되바라져서 흥행하면 시가 죽는다며 작렬하는 햇볕을 피해 잿빛 안거에 들어선 지 20여 년이 흘렀다. 1968년, 단편소설 ‘목선’으로 신춘문예에 등단한 한승원 작가는 올해로 등단 56년을 맞이했다. 그는 김동리·박목월 선생에게 수학한 몇 안 남은 문하생이자 아시아 최초 맨부커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의 아버지이기도 하다. 대표작으로는 영화화된 ‘아제아제 바라아제’, 그리고 ‘앞산도 첩첩하고’, ‘해산 가는 길’, ‘해변의 길손’, 최근 출간한 자서전,‘산돌 키우기’ 등 수백 편에 이르는 작품을 집필했다. - 출처 : 한국강사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