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저것 끄적/작은 기도

그저 기도 46 - 하늘만 바라보는 사람들

희망으로 2022. 7. 30. 09:22


“벌써 보름째야!
우리 같이 하루 벌어 먹고사는 사람들은
가만히 앉아 굶어 죽으란 거야 뭐야?
아니 해도 너무하는 것 같지 않느냐 말입니다!
에헤이! 당신이 이렇게 몰인정하게 나오니까
사람들 인심마저 사나워지지 않소!
내가 방금 야채 시장을 지나오는데
무, 배추, 감자 할 것 없이
몽땅 빗속에 잠겨 썩어가더라고.
비 좀 그치고 우리 스스로 일좀 하게 해서
뭐라도 좀 먹게 해달라고!
우리가 뭐 공짜로 먹게 해 달랬어?
비만 그치게 해주면
우리가 스스로 벌어먹겠다는 거 아니야!!”

이강백의 연극 ‘내가 날씨에 따라변할 사람같소?’ 에서
땜장이는 처절하게 독백을 했습니다.

긴 장마를 지나면서 생존에 버거워 하는사람들은
작게 크게, 겉으로 혹은 속으로 말합니다
이제 좀 좋은 날을 허락해주셔요! 쫌 살자구요…

긴 장마와 비슷하게 긴 불행과 고난에 시달리는
병든 사람, 가난한 사람, 무언가에 갇히고
막힌 이들도 우울하게 종일 애원합니다.
’이제 밝은 날도 주셔서 좀 벗어나게 해주세요…‘
하늘만 목이 빠지게 바라보는 사람들이 넘칩니다
이 땅의 그늘진 곳에서 애통하는 사람들의 신음이…

서쪽끝 하늘에서 동전만한 구름 하나가 생기고
점점 커지고 다가오더니 마침내 흉년을 끝내는
단비가 내리는 성경의 사랑담긴 기적처럼
매이고 짖누르는 많은 고통이 사라지고 다시 이전처럼
자유와 감사와 웃음을 찾는 날이 오기를 기다립니다

감당하기 무거운 짐들이 바위가 되고
벽이 되어 점점 좁혀오면 숨을 쉴 수가 없고
사방이 캄캄해 길이 보이지 않으면
질식할 것같아 견딜 수가 없습니다
이럴 때 우리는 자기도 모르게 비명을 지릅니다
’살려주세요! 죽을 것 같아요!‘

낮은 신음에도 응답을 하신다는 우리의 하나님이
외면하지않고 달려오셔서 손길을 내어주시고
어둠을 걷어치우고 새로운 바람을 주셔서
우리를 살리실 것을 믿습니다
우리의 눈으로 그렇게 내려오는 생명의 생기를
보고 듣고, 새 숨을 쉬는 순간이 오리라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