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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 그 이상한 변화

희망으로 2022. 1. 27. 19:00

‘감사 - 아무 일 없으면 더 커지는 날’

막내 딸 아이가 코로나 오미크론 변이종 대유행으로 요란했던 미국을 무사히 다녀왔다. 어제밤 들어오자마자 출발할 때는 예정도 예상도 못했던 해외입국자 자가격리 10일에 들어 갔다. 그래도 무사히 큰 탈없이 잘 마치고 돌아온 것이 많이 감사했다. 돌보신 하나님과 애쓴 여러 사람들과 본인이 딸에게도!

보내주는학교에서는 벌써 6개월이나 전부터 계획하고 진행한것이라 코로나 오미크론이 갑자기 늘어나는 추세에도 불구하고 강행했다. 2년씩이나 취소하고 미루는 바람에 해당 학생들이 속절없이 기회를 박탈당하고 졸업해서 나가는 안타까움 중에 좀 잠잠해져서 간신히 추진한 해외연수라 더 그랬다.

딸아이도 올해가 졸업학년이라 이번에 못가면 사라져버린다. 그래서 포기하다시피 했다가 또 기대했다가 오락가락하며 많이 맘 졸였다.
입학때 우수 성적 몇 순위까지 학교가 베푼 해외연수장학금 500만원과 프로그램! 그 기회를 코로나 때문에 날려버린 학우들이 많았다. 같은 해 입학한 오랜 친구도 못 써먹고 졸업하는 바람에 날아 갔다. 그런데 엉뚱하게도 딸아이는 여러 이유로 휴학을 두 번이나 하는 바람에 이상한 행운을 잡았다!

그러나 순탄한 과정이 아니었다. 같이 떠난 학우들이 몇명이나 코로나 양성으로 확진이 나오는 바람에 이틀 사흘마다 코로나 검사를 계속 반복하며 힘들게 연수를 끝냈다. 그래도 고맙게 딸은 무사히 코로나에 걸리지 않고 돌아왔다. 같이 동행한 옆방 룸메이트도 두명이나 확진되었고 그들과 함께 움직이기도했는데 딸은 용케 피했다. 다른 친구들이 딸에게 무적의 면역대장이라고 칭찬겸 놀렸단다. 정말 감사한 일이다. 가게 된 것도 그렇고 무사히 다녀온 것도 그렇고…

그리고 사실은 더 큰 일상의 감사가 또 한가지 있다. 밤마다 잠들기 전 아내의 손을 잡고 하는 감사가 있다. 말은 아내에게 하지만 듣는 귀는 하늘에 계신 하나님일지도 모른다 여겼다.

‘오늘도 밥 잘먹고 큰 탈없이 잘 보내줘서 정말 정말 고마워!’

아주 심하게 아프거나 탈 나는 날을 빼고는 거의 대부분의 날에 그렇게 말했다. 예전에 병이 막 시작하던 시기에는 정말 끔찍하고 무섭고 많이 아팠던 날들이 연달았고 그럴 때마다 잠을 이룰수없었다. 마치 깨끗한거울 앞에서 거울속 나를 바라보듯 생생하게 그때 감정들이 기억난다. 그때 그날들이 비록 점점 진행중인 질병임에도 불구하고 지금의 평안과 비교된다. 그러니 저절로 감사가 나올수밖에 없다.

오래 전 신앙생활에서는 특별한 일들을 늘 기다렸고 그런 날에는 자신있고 큰 목소리로 감사의 기도를 할 수 있었다. 남들에게도 당당히 말할 거리가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달라졌다. 아무 감사할 특별한 일이 없을수록, 평범하고 아무 일 없는 일상의 날에는 더 간절하게 더 감사하다는 생각이 깊어지는 이상한법칙! 남아 있는 나의 생애동안은 늘 이런 날이 이어지기를 빌고 빌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