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저것 끄적/길을 가는 사람...

나는 한포기 풀이지만

희망으로 2022. 1. 18. 05:59

‘나는 한포기 풀입니다’

 

나는 들판에 핀 

한포기 풀일 뿐입니다

 

어쩌다 하필이면 곁에 하나뿐인 

병들고 힘겨운 풀과 삽니다

 

하여…종종 차가운 밤이 외롭고

비바람이 고단한 풀입니다

 

그래도 동무의 뜨거운 햇살은 가려주고

세찬 눈보라는 막아주며 삽니다

 

오늘 피었다 내일, 아님 어느 날

분명 아궁이에 던져질 들풀입니다

 

육체는 말라가고 잠시 있었던 영광도

꽃처럼 시들어 가는 중입니다

 

그래도 불쌍하다 하지마세요

나는 고작 이름없는 풀 한포기일 수 있지만

 

어쩌면… 내 동무는 하나님이 먹이고 입히는

들에 핀 백합화일지도 모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