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한 번의 기회만 준다면…’
“있잖아… 만약에 딱 한 번의 시간이동을 할수 있는 기회를 준다면 당신은 어디로 갈거야?”
“가긴 어딜 가?”
“그러니까 과거나 미래로 몇년, 몇십년 시간을 건너 뛸수 있게 해준다면 언제로 가고 싶냐고!”
“글쎄…”
“난 딱 20년만 미래로 훌쩍 가고 싶어! 그러면 하루나 며칠만에 세상을 떠나도 덜 슬프겠지? 자연수명 다 살고 가는 것으로 보이면 자식들도 덜 슬프고 남들에게도 자연스러울테니…”
이 생각을 꽤 오래 하던 참이었다. 마음은 종종 세상을 그만 떠나고 싶은데 아직은 나이가 좀 빠른 듯 한게 걸렸다. 아이들도 많이 슬퍼할 거 같고 아내와 나를 아는 사람들도 질병을 안고 살다가 일찍 세상을 떠난 딱한 사람으로 기억하겠다 생각하니 그런 시선이 불편했다.
“딱 20년 후면 80대와 70대에 우리가 떠나니 뭐 조금 빠른 듯해도 크게 걸리지는 않을거 같아서…”
그 나이에 세상을 떠난다면 아내도 나도 서로 덜 미안하고 미련도 아쉬움도 없을거 같은 나이일거다 요즘 자꾸 힘들고 아득해보이는 남은 시간들이 나를 잠수시킨다. 씰데없는 상상이라 여기면서도 진짜 그런 소원 들어주는 램프나 음성이 들리지는 않나 기웃거려진다.
“그때면 아이들도 결혼하고 가정을 가지겠지? 적어도 자리를 잡고 우리가 없어도 흔들리지 않을 나이도 될테고… 무엇보다 20년이나 더 짊어지고 버티고 살아야 할 수고도 씨름도 잠자는 사이 지난 밤처럼 순식간에 통과할테니 얼마나 좋을까?”
얼른 이 겨울과 이 코로나 전염병이라도 후다닥 지나갔으면 좋겠다 더 우리를 우울하게 하는 것들이…ㅠ
[아무리 대장부라 하더라도, 죽으면 그만입니다. 그러므로 나는 더 좋은 때를 기다리겠습니다. 이 고난의 때가 지나가기까지 기다리겠습니다.
그 때에 주께서 나를 불러 주시면, 내가 대답하겠습니다. 주께서도 손수 지으신 나를 보시고 기뻐하실 것입니다.
그러므로 지금은 주께서 내 모든 걸음걸음을 세고 계시지만, 그 때에는 내 죄를 살피지 않으실 것입니다. - 욥기 14: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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