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험한 경험 주신 것 감사>
새벽 4시
채 잠이 깨기도 전…
병실에 싸~ 한 냄새가 진동했다
이게 뭐야?
똥 냄새다.
이어서 간병인 아주머니의 길고 긴 타박이 시작되었다
앞 침대에 새로 오신 할머니가 밤새 대변을 보고
그대로 뒤척이며 잠을 자버리는 바람에
기저귀를 넘어 이불과 웃 옷까지 범벅을 만들었다
‘말을 왜 안해요! 똥 쌌다고 말을 해줘야 바로 치우지요? ㅠㅠ’
나무라고 투덜거리고 민망하니 또 변명처럼 길어지고…
너무 역겨운 냄새에 병실 사람들이 다 잠을 깼다
창문을 다 열고 선풍기를 끝까지 켜고 환풍기도 틀었다
두 세시간 진동하던 냄새가 채 빠지기도 전에 아침상이 나왔다
이 험한 풍경…
하나님, 고맙습니다!
아내가 초기 몇년을 사지마비에 배변신경 마비로 침대에서 그렇게 살았다
내내 눈치보고 고개숙이고 진땀빼면서…
그 시절 그 경험 없었다면 지금 얼마나 심한 욕설과 비난을 하고 있을까?
화나고 참지 못해 내 건강을 꽤 상하고 있을거다
하지만… 우리도 그랬는데 뭐!
이 한 생각에 풍선 바람빠지듯 슬그머니 김이 샌다
분노와 비난과 내 속의 미움이!
‘하나님, 진짜 고맙습니다! 미리 예방주사 씨~게 놓아주셔서!’
'이것저것 끄적 > 길을 가는 사람...' 카테고리의 다른 글
왜 이러는 걸까? 뭔가 몰려오는… (0) | 2021.08.29 |
---|---|
흐린 하늘에 편지를 씁니다 (0) | 2021.08.29 |
그 때, 그 곳, 그리고 사본들 (0) | 2021.08.29 |
이 초라한 나도 쓸모가 있다니 (0) | 2021.08.29 |
나의 행복은 진짜? 가짜? (0) | 2021.08.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