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사람이란 자신에 절망한 사람>
저는 가난한 사람입니다.
무슨 고상한 의미로 가난한 것만이 아니고,
스스로 벌지 못해 바깥의 손길이 멈추는 순간
생존이 위태로운 진짜 가난한 사람...
그럼에도 한편으론 저는 또한 복된 사람입니다.
마음이 가난한 사람이 복있으니 그런 사람들이
하늘나라를 꿈꾸기 때문에 천국이 그들의 것이라 했지요?
때로 얼른 죽어서 세상을 벗어나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
그래서 아주 비관적인 나쁜 상태만은 아닙니다.
그러나 무조건 가난하기만 하면
개나 소나 모두 당연히 천국으로 가거나
천국이 내 것이 된다는 생각도 하지 않습니다.
세상에도 그런 법은 없는데
하물며 하늘나라에 그런 법 없습니다.
심령이 가난하다는것은 경제적 빈부에 상관없이
더 이상 자기자신이나 자신의 것을 의지하지 않는 마음입니다.
저도 어쩌다 자신을 의지할수 없는 처지에 빠졌습니다.
오랜 병원생활과 수입중단으로 빈 주머니가 되었으니까요.
집도 팔고 가진 보험도 해약하고 통장 다 바닥내었으니
자신을 의지할래야 할수가 없었습니다.
이유를 몰라 그저 운 나쁜 불행이라고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또 누가 말씀하시기를
가난한 마음은 자기절망으로부터 시작된다고 합니다.
자기자신에 대해 철저하게 절망해 본 사람의 마음만이
더 이상 자기의 힘이나 자신의 재산을 의지하지 않고
온전히 하나님만 신뢰하게 된다고 했습니다.
아내가 팔다리가 마비되고 폐까지 마비되어
산소호스를 코에 끼우고 중환자실을 들락거릴 때
내가 할수 있는것은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막막하기만 하고 안절부절 하며 평생 처음으로
정말 무기력한 자신을 뼈저리게 실감 했습니다.
국내 다섯손가락에들어가는 큰 종합병원의 유명한 박사님이
고칠 수 없다고 방송국 카메라 앞에서 선언을 하는데
일개 민간인인 제가 할수있는것이 뭐가 있겠습니까.
병명 영어 이름도 어렵고 치료는 어느 과에 속하는지도 모르는데
뭘 할수가 있었겠습니까. 그러니 처절한 자기절망을 할 수밖에...
그래도 죽을 수가 없었습니다.
가난하다고 죽고,
배고프다고 죽고,
시험에 떨어졌다고 죽고,
억울한 일 당했다고 죽고,
병들었다고 죽고,
외롭다고 죽고...
그렇게 다 죽으면 남을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원하지도 않았는데 덜컥 세상에 태어나게 해놓고
부모만 하늘같이 믿고 의지하던 아이들은 무슨 죄라고...
아직 안죽고 싶어 도움을 바라는 아내는 어쩌라고요.
그래서 하나님을 의지할 수밖에 없는 사람들이 복이 있다고,
그런 마음을 지닌 사람만 천국을 소유할수 있다고
예수님은 진작 알았고 그러니 복있다고 말했습니다.
세상에서 누가 이런 대접을 해주겠습니까?
구덩이에 빠지고 아무런 주고 받을 능력도 없는 하류 급,
무지렁이같은 인생들에게 말입니다.
오직 선하신 하나님만이 주실 수 있는 가능한 선물입니다.
아직도 종종 먹구름이 온통 하늘을 가리면
단지 날씨일 뿐이고 바뀔수 있는 것임을 머리는 아는데도
가슴이 불안하고 답답하여 숨쉬기가 어려워지곤 합니다.
그러나 아세요?
세상에 누구와도 연결안하고 완벽히 홀로 존재할 수 있는 것은
사람만 아니라 동물이나 식물도 전혀 없다는 사실을?
계산기 안에는 결코 없는 그 신비한 관계를 인정하기만 하면
결코 가난해도 죽지 않을 수 있습니다.
더 좋기는 그렇게 서로를 돌보도록
보이지 않는 작용을 하는 분이 바로 하나님이시고,
언제까지나, 죽음을 넘어서까지 하신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고백하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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