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저것 끄적/길을 가는 사람...

어디도 없지만 언제나 있는 당신

희망으로 2020. 6. 14. 11:17

 

 

<어디도 없지만 언제나 있는 당신>

 

꿈을 꾸었어요. 무섭고 나쁜 꿈

소리가 안나와 바둥거리다?

잠에서 깨어났어요.

어둡고 불꺼진 밤

창밖에 비가 내리고 있네요.

아스팔트도 검은색,?

도로는 텅 비었는데

가로등 아래만 반짝이네요

아무도 보이지 않는 거리

아무 소리도 없는 밤

당신은 어디도 없네요

어릴 때 잠에서 깨었는데?

엄마 아빠도 곁에 없이 빈 집에서?

울었던 그 슬픈 기억

그 느낌이 다시 오네요.

당신이 필요한 지금 곁에 없는 외로움

 

많은 시간들이 스쳐가네요

어느 날은 하고 싶은 일이 많아 잠 설치고

어느 날은 보고 싶은 사람있어 두근거렸고

아무 걱정도 두려움도 없었는데

오늘 이 시간 이 자리에는

청춘이 지나가고 후회가 많은

나이 든 한 남자의 슬픔이 보이네요

가진 것도 체력도 줄어든 사람

내리막길을 조심스레 내려가고 있는

그림자도 짧아진 한 사람의 등짝만 보이네요.

내게 주어진 사람들을 많이 사랑하고

언제나 미소를 잃지 않은 사람으로

지친 이들에게 기운을 주며 살고 싶었는데

메마르고 지친 사람이 되어버린 슬픔으로

평안히 단잠을 이루지 못하는 불안으로

 

그 사이 비가 그치나 봐요

도로의 바닥은 우물처럼 고이고

가로등 아래로 불빛은 반사되어 반짝이고

밤 공간은 청량하겠지요?

비 오고 날 개이고 눈 오고 그치고

늘 그랬던 날씨처럼 젊었던 지난 날 처럼

다시 잠들고 아침이 오면

다시 일어나 다른 날처럼 살아야겠지요?

한 번도 마르지 않은 날 없었던 비 처럼

다시 맑아지지 않은 적 없었던 흐린 날이나

다시 생기를 회복했던 젊은 날처럼

그러고보니 그랬네요

단 한 번도 털고 일어나지 못한 날 없었고

다시 시작하지 않은 날 없었네요

당신은 언제나 곁에 있었네요.

내가 알던 순간도 모르든 순간에도

한 번도 나를 포기한 적 없었던 당신이 있어

오늘 밤도 슬그머니 회복하네요.

자기 연민과 소외감 자책의 유혹에서

‘이것은 사단이 끌고가는 심연의 지옥입구다!’

아찔하게 알아채고 돌아서게 하시는 은총을 봅니다.

감사와 평안의 눈물이 울컥 쏟아지는 마음으로

고백합니다.

“언제나 당신은 곁에 있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