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저것 끄적/길을 가는 사람...

당신 잘못이 아닌데...’빌어먹을!’ 단어가 아프다

희망으로 2020. 6. 14. 10:28

<당신 잘못이 아닌데...’빌어먹을!’ 단어가 아프다>

 

[해피엔딩 프로젝트] 영화는 깊이 있는 감동의 휴먼드라마 감독, 마이클 맥고완 이 제작한 실화영화다. 89세 할아버지가 평생을 함께 해준 아내가 알츠하이머에 걸리자 직접 집을 지어주려는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 마이클 맥고완 감독은 우연히 ‘Globe and Mail’라는 매체의 신문을 읽다가 ‘크레이그’씨(실화의 주인공)와 국가 건축과 사이에 있었던 사건을 다룬 기사를 접한다. 아내를 위해 새 집을 지어주려는 89세 멋진 노신사의 사연에 감명받은 감독은 ‘크레이그’씨를 찾아 나서게 된다.

 

맥고완 감독은 땅을 일구어 아내와 7명의 자녀를 부양하면서 자신의 생명과 정체성에 직결되는 ‘땅’을 결코 포기하지 않으며 살고 있는 독립적인 ‘크레이그’씨의 모습에 큰 감동을 받았다고 한다. 한편, 맥고완 감독이 실제로 만난 ‘아이린’씨는 당시 중증 치매상태였음에도 불구하고 아름답고 평온한 모습이었다고 한다. 사랑하는 아내를 위해 어려운 도전도 망설이지 않았던 ‘크레이그’씨 이야기는 허구가 아닌 실제 있었던 이야기라는 점에서 그 감동이 배로 다가온다

 

영화를 보면서 하나의 대사가 계속 머리를 떠나지 않고 가슴속 어딘가 속살에 피나게 칼질을 해대는 아픔을 느꼈다. 한 단어는 이 말이었다. ‘빌어먹을!’...

알츠하이머 증상이 심해지는 아내 아이린은 자꾸만 잊어먹는다. 심지어 화장실이 어디인지도. 그런 아이린이 가스불에 장갑을 올려놓고 잊어먹어 불을 낼뻔도 했다. 

그때도 그랬고 그런 비슷한 상황마다 쌓였던 고단함이 작은 분노가 되어 무심코 튀어나오는 남편 크레이그의 말이 내내 아프다. 

 

집지을 부품을 사러 나간다니까 아내 아이린이 물어본다.

 

“어디가?” 

“장보러”

“왜?”

“공사에 필요한가 사러”

“무슨 공사?”

“집 짓는다고 했잖아!”

“.....”

 

이런 상황이 올 때마다 크레이그는 자기도 모르게 화가 났나보다. 또 나왔다.

“빌어먹을...”

아내 아이린은 뭔가 자기가 잘못한거 같은데 내용은 모른다.

그때마다 무척 당황하고 슬픔을 느끼는 아내 아이린.

평생 자기를 극진히 사랑해주던 남편의 다른 모습에 상처를 받는다.

뭔가 잘못 된거 같은데 왜 그러는지는 모르는 상황이 ㅠㅠ 

 

알츠하이머의 무서운 면을 반복으로 보면서 내가 저 지경에 빠지면 무슨 말, 무슨 결단을 내릴지 몰라 두려워 진다. 전혀 과정 전체를 이해못하는 아내는 느닷없는 장면과 말에 또 얼마나 상처를 받을까? 그 생생한 짧은 순간의 감정과 이해는 분명 느끼니...

 

아내가 아프면서도 인지상태가 나쁘지 않고 오랜 투약과 반복되는 투병속에서도 치매가 오지 않음이 하늘에,절하고 싶을 정도로 고맙다. 이 영화를 보면서 더 그런 실감을 했다. 나도 아내도 곱게 세상을 떠날 수 있게만 해주신다면 정말 털끝만큼도 하나님을 원망하지 않을 수 있을 거 같다. 그 괴로운 상황만 오지 않아도 충분히! 

 

세상에 이 순간에 치매나 알츠하이머로 점점 나빠지는 날들을 견디는 모든 분과 가족들에게 응원을 전한다. 그 인간이 사라져가고 악몽만 그 자리를 채우는 불행에 당신은 아무 잘못이 없다. 아무 책임도, 혹 따라오는 못견딜 말이 튀어 나오더라도... 기운내시라!

 

 

ip : 110.70.52.185

 댓글 8개

 nada1026 (2020.05.03 오전 9:02:05)  android

답변

이거 봐야지!! 감사해요!!

   희망으로 (2020.05.03 오전 9:21:00)  PC

답변 수정 삭제

노인특유의,
때로 자수성가 독립생존을 한 사람들에게서 공통으로 보여지는
고집스러움과 자존심으로 까칠한 장면을 자주 보게 됩니다.
그럼에도 평생을 깊이 사랑한 아내에대한 추억과 기억을 소중히 여기는
늙어가는 부부의 귀한 모습에 부럽기도 합니다.
하나님, 제발 제가 아는 모든 부부들에게 알츠하이머나 치매는 주지 마세요 ㅠㅠ
부탁이 저절로 나옵니다.
장로님도 건강하시기를 빕니다.
(이 영화를 보면서 떠오르는 노래 하나,
기타 반주에 맞추어 ‘사랑은 동사’라고 찬양하시는 유지연 장로님.
사랑은 한번에 완성되고 고정되는 명사가 아니고
평생을 움직이며 완성하는 동사가 맞다는 생각을 거듭합니다.
오늘 이 찬양을 찬양나누기에 올려야 겠습니다.
사랑은 동사...믿음처럼!)

 에바다 (2020.05.03 오후 5:07:40)  PC

답변

그때도 그랬고 그런 비슷한 상황마다 쌓였던 고단함이 작은 분노가 되어 무심코 튀어나오는 --
마치 저의 모습 같습니다. 제가 그래서 어르신들께 짜증을 내는 가 봅니다.
매 순간마다 나를 비우고 주님을 의지해야 제 정신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기계적으로는 하기 싫고 무감정으로는 더 하기 싫습니다.
그러면 육체는 편할지 모르나 제 마음은 절대 편하지 않습니다.
늘 그 사이에서 저는 갈등하고 고민하고 있습니다.
오전에 있었던 일(어르신과의 다툼)로 인해 더 분노가 이어질 수도 있었으나
오후 내내 주님께서 저로 하여금 더이상 작은 분노를 내지 않게 도와주시네요.

   희망으로 (2020.05.04 오전 7:51:18)  PC

답변 수정 삭제

자책하지마세요...
누군들 지쳐가는 상황속에서 멀쩡할 수 있나요.
다만 거듭 새 힘을 얻고 새 걸음을 한발 더 나갈뿐입니다
약한 사람에게는 더 많이 위로와 힘 도와주시는 하나님의 법칙이 다행입니다!
말버릇 ‘빌어먹을!’보다 열배는 상처 줄 마음을 수시로 속으로 합니다. 저는....ㅠㅠ

 나그네노래 (2020.05.03 오후 7:45:53)  PC

답변

전에 권사님들과 둘러 앉아 얘기 하다가 문득 든 생각...
만약에 주일날 교회에 와서 예배드리고 나서 내가 어디로 가야하는지..
내가 왜 거기 있는지를 모르고 ....사람들을 몰라보는 상황이 벼란간에 들이닥치면 어떡하지?...하는....

작은 소리든 큰 소리든 속에 있는거 쪼금씩은 뱉어내야 속이 편해질수도 있겠다는 생각...

   희망으로 (2020.05.04 오전 7:55:21)  PC

답변 수정 삭제

진행중일 때가 많이 괴롭고 두렵고 그럴것 같습니다.
자기가 병이 깊어가는 사실은 느끼고 무슨 일을 했는지는 모르니...
병원에서 간혹 완전히 인지기능을 상실한 사람을 봅니다.
늘 웃기만 하고 아무 생각도 감정도 담지 않아 보입니다.
차라리 괴로움이 덜 하리라 싶어서...
보는 가족이 더 못견디는 모습을 봅니다.
누가 낫다고 못하지만.
많은 감정과 생각을 주고 받을 수 있는 지금과
그걸 같이 공유하는 곁의 사람들이 너무 감사한 것을 알게 됩니다.

 sea of glass (2020.05.03 오후 10:58:55)  android

답변

저도 꼭 봐야겠어요 집사님.

   희망으로 (2020.05.04 오전 7:56:17)  PC

답변 수정 삭제

보세요!
그리고... 남겨주세요.
다른 분들은 무엇을 보는지,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 궁금해요.
꼭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