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으로 생각

희망으로 생각 135 - <내 감기가 남의 암보다 아프다>

희망으로 2019. 6. 16. 11:14

<내 감기가 남의 암보다 아프다>

“에구구, 종아리도 아프고 허리도 아파 죽겠다!”
아내에게 하소연을 하다가 민망해졌다.
“지금 내가 뭔 말을 한거야? 365일 통증에 시달리고, 
일어서지도 못하는 당신 앞에서, 미안해...”
근데 말하면서 속으로 뜨끔하다.
내가 이런 종류의 몹쓸 말을 
과연 아내 앞에서만 하고 살았을까?
과연 이번 한 번 만 이었을까?

아내는 꼭 두 해 전에도 충북대학병원에서 수술을 했다.
목을 지나 기도의 진입로 쯤에 용종이 생겨 제거를 해야 했다.
목은 쉬고 기침은 두달 가깝도록 멈추지 않고 쉰소리가 났다.
가래도 계속 생기고 마침내 말도 하기 어려워져서.
전신마취후 파이프를 동시에 두개나 삽입해서 수술로 제거했다.
피투성이가 된 채 얼마나 아픈지 다음에는 그냥 죽겠다고 했다.

그러나... 채 석달이 지나지 않아 아내는 또 수술을 하러 입원했다.
추석명절 5일을 꼬박 진통제주사와 항생제를 맞다가 결국 응급실을 거쳐
신장에 생긴 염증때문에 거의 투석을 해야하기 직전에 수술을 했다.

그랬는데 겨우 2년만에 또 수술을 한다.
이번에는 담낭염증으로 붓고 터져 복막염이 되기 직전이라
응급실로 왔고 열흘동안 염증을 뺀 다음에 수술을 한다.
2년동안 전신마취 3번의 수술을 하는 아내는 기력이 급경사로 추락한다.
조금만 힘들어도 숨이 차고 앉아서 버티지를 못해 두문불출이 길어진다.
전반적인 면역력과 기력이 바닥으로 떨어지니 아마도 더 생길거다.
여기저기 고장나고 고생하는 이런 일이...

‘왜 이렇게 길게 추락하는 고통을 겪게하실까?
미운 사람을 가장 악랄하게 복수하며 죽이는 방법과 너무 비슷하다.
차라리 한번에 세상을 떠나게 해주면 얼마나 고마울까...’

혼자 중얼거리다가 소스라치게 놀랐다.
많이 미안하고 많이 후회를 했다.
사랑하는 가족과 고마웠다 사랑한다 말 한마디 못하고 이별하는 슬픔,
세월호에 헝가리 유람선 사고 외에도 숱하게 많은 사고와 자살로 아픈 이들이
이런 소원을 들으면 얼마나 속상하고 내가 미울까?
남의 마음은 뒷전이고 내 힘든 것만 생각한 못난 말이다.

‘내 감기가 남의 암보다 더 아프다’

5년도 전에 내가 쓴 책에 있는 한 구절이다.
그때 그런 사람들 주변에서 보면서 느낀 생각인데 지금 내가 그러고 있다.
사람들은 참 많이 비슷하다. 그리고 안 변한다.
언제나 내 고통이 가장 심하게 느껴지고 
내 성공이 가장 기뻐서 남의 눈물도 종종 안보이는 잔인함도 있고...
딱히 누구만 그렇고 이번만 그렇다고 할 수 없는 본성같아 서글프기도 하다.

‘바로도 말고 오래도 말고 그저 오늘 우리의 삶에 평안을 좀 주세요... 하나님!’

사진 설명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