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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장소 두 마음, 감사와 원망...>

희망으로 2019. 6. 15. 11:29

<한 장소 두 마음, 감사와 원망...>

60세도 넘어 보이시는 아주머니가 
병원 자동문을 총총 통과하면서 앞서 가신 가족을 불렀다.
“엄~마아아!”
커피자판기에서 커피한잔을 빼다가 그 목소리와 장면을 보았다.
영락없는 어린아이가 엄마를 부르는 느낌이다. 
허리가 구부러지시고 지팡이를 짚으신 
80세 중반은 넘은 듯한 엄마가 웃으며 돌아보셨다.
병원은 지옥만 같고 슬픔과 지겨운 추억만 있는 장소로 알았는데...
그렇지 않은 장소도 된다는 걸 느꼈다.
건강할 때 부리던 고집과 미움도 다 내려놓고 
아픈 가족을 위해 무엇도 할 수있고 
안쓰럽고 사랑하기만 하려는 동기를 주기도 한다니.
좀더 일찍, 좀더 평안할때도 그렇게 지내면 얼마나 좋을까만 잘 안된다.
이런 순간에서라도 회복해보는 가족의 완전한 희생과 나눔은 
그나마 다른 각도에서 보면 하나님이 주시는 배려일까? 
약하고 외로운 존재인걸 까먹고 자기 잘난줄만 알고 
미워하며 고집부리고 살던 중에 돌아보는 시간으로. 
너무 길지만 않으면,
너무 깊지만 않으면...
감사도 할 수 있다.

(우리 가정을 친 혈육처럼 도와주던 대구 개척교회 사모님 가족들의 화재사고를들은 이후로 한주일 내내 너무 힘들었다. 물에 젖은 옷을 입고 지내는 심정이었다. 후.....ㅠ 정말 하나님은 계시는걸까? 정말 하나님은 왜그러시는걸까? 모르는채로도 믿어야한다고, 믿고 사는 줄 알았는데 모르는 일이 너무 싫다. 너무 길고 심해서 힘들다. 오늘 눈에 보이는 감정이 다시 위로를 주시려는 시작일까? 모르겠다.)

이미지: 테이블, 실외, 실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