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투병일기

두려움으로 잠못이루는 밤

희망으로 2018. 12. 15. 20:57


 

마음이 무거워서 잠을 못 이루겠습니다.

그동안 다수의 약들과 나의 수고를 보탠 몸으로 떼우기로 버티던 소변처리가

고장이 심해져 자꾸 새는 바람에 많이 우울해집니다.

방치할 수 없는 부작용들로 소변주머니를 임시로 시술해보지만 이유도,

마땅히 해결도 못하는 상태가 괴롭습니다.

간신히 조금씩 회복되던 혈압도 또 나빠지는지 일어나 앉지를 못합니다.

어지럽고 속이 울렁거려 머리를 좌우로 돌리는 것도 힘들어합니다.

원장선생님은 약을 추가로 사용해보시겠다고 하지만 딱히 원인을 모릅니다.

아무것도 하지 못하며 그나마 몸의 근육을 유지하던 재활치료가 중단되니

또 다른 합병증상이 나타나는 것 같습니다.

아내의 심리도 불안해져 감정기복이 자주 흔들립니다.

... 참 괴롭고 지칩니다ㅠㅠ

이 새벽 2시가 넘어가는 시간에 기저귀를 갈아 채우고 다시 잠을 청해보지만

뒤척거리기만 하고 몸은 무거운데 잠을 이룰 수가 없습니다.

누군가에게 하소연도 할 수 없고한다고 해도 누가 이 괴로운 푸념을

계속 들어주겠습니까... 듣다가 병이 날지도 모르니.

그냥 쓰다가 아침이오면 지우던지 할 생각으로 내놓습니다.

이 시간에 거의 보지 않으실 테니 그냥 나 살자고 하소연 삼아...

우울증 약을 아내도 나도 처방받아 먹어야할 거 같습니다.

어쩌던지 시간을 좀 벌면서 이런저런 방법을 써보려면.

어제 밤에는 병원 화재경보 벨이 울리고 대피방송도 나왔습니다.

기계 오작동인지 누군가의 실수인지 대피구조대를 펴보고 소동이 났습니다.

많이 놀라고 화도 나고 했지만 다행이라고 여겼는데,

지나고 나서 이런 피로가 몰려오니 문득 차라리 불이 나는 게...

그런 무서운 충동도 잠시 듭니다.

많이 괴롭고 슬픕니다 ㅠㅠ

온갖 방법으로 밝은 마음 유지하려고 그야말로 발버둥을 치는데

자꾸 새발의 피조족지혈에 임시방편이고 효과가 떨어집니다.

어떻게 몸과 마음을 다스려야할지 난감합니다.

기도도 찬양듣기도 의욕이 생기지 않습니다.

마치 엔진이 시동 걸리지 않는 자동차처럼...

무섭기도 합니다속수무책 무기력상태로 굴러가는 것 같아서.

부디 이 밤을 버티고 내일 아침 의논도하고 햇살을 보며 새로운 의욕도 얻기를

빌어봅니다부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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