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저것 끄적/그저 오늘 이야기...

하늘과 바람과 엄마

희망으로 2018. 9. 2. 05:41
<하늘과 바람과 엄마>

머리가 아프고 속이 울렁거리며...
다시 통증이 시작되었습니다.
창문을 열고 바람을 불러 들였습니다.
조금, 시원해지는 느낌이 옵니다.

“엄마, 나 몸이 조금 아파요. 
엄마가 보고싶어 이렇게 편지를 써요.
그런데 참 신기하지요?
어떻게 종이에 글을 쓰는데 엄마 얼굴이 보여요!
금방 목소리도 들릴것만 같아요!
정말 무슨 마술이 일어나려나봐요~”

잠시 눈을 감고 혹시 무슨 소리가 들리나 귀기울이는데
그때, 갑자기 열린 창문으로 센 바람이 들어왔어요.
창가에 놓인 탁자위의 편지 종이가 그만 날아갔어요.
창문을 넘어 하늘로...

“에구... 하늘이 심술을 부리나? 바람이 샘을 내나?”

창문을 닫고 다시 쓰지 못하고 잠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며칠이 지났습니다.
‘딩동!’
현관 벨이 울리고 나가보니 편지가 왔습니다.
‘누구에게 온 것일까?’
놀랍게도 안에는 엄마의 편지가 있었습니다.

“아들아, 몸이 많이 아프니?
내가 곁에 없어서 돌봐주지 못해 미안하구나”

그렇게 시작한 편지는 점점 엄마의 얼굴이 자세히 보이고
마침내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잘 먹고 잘 자면서 빨리 회복되기를 기도할게!”

아마 바람이 엄마에게 전해주고 
하늘이 엄마의 얼굴과 목소리를 편지에 담아주었나봅니다.
샘을 낸 것이 아니라 엄마가 보고싶은 나를
도와주려고 그랬나봅니다.

“고마워요! 하늘과 바람과 엄마!”

다시 창문을 열고싶어 창가로 가려고 일어나는데
잠이 깼습니다.
내가 꿈을 꾼 걸까요? 
아니면 진짜 엄마를 보고 목소리를 들은 걸까요?
혹시... 지금부터가 꿈이고 그 이전이 사실이 아니었을까요?
그랬어도 괜찮을 거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