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의 기억 11- ‘등대’>
오늘 하루 살아서 보냈다.
이런 저런 사람도 만나고
이런 저런 일도 겪으면서
잘 풀릴 때는 기뻐하고
아쉬운 만남은 아쉬운 채로
그렇게 흘려서 보낸다.
하루가 노을 속으로 들어간다.
마른 잎들이 아스팔트에 쌓이고
창 넘어 바라보는 내 마음이
바람에 날리는 계절처럼 흔들린다.
사람이 늙으면 왜 가벼워지는지 알겠다.
필시 살이 빠지듯 마음도 비워가기 때문일 게다.
피부가 마르듯 열정도 말라가기 때문일 게다.
오늘 산거 너무 매달리지 말자
상실의 시대는
우리가 지킬 것이 무엇인지 알게 해주고
모든 이별들은
우리가 영원히 기억하는 법을 알게 해준다.
조용히 가을 속으로 걸어가는 것은
늘 마지막인 오늘을 살게 하는 훈련.
멀리 보이다 안보이다 가물거리는 등대 하나가 마치 신기루 같다.
등대 – 늘 오라고 손짓하여 맘을 온통 흔들어 놓으면서도
단 한 번도 내게로 다가온 적 없다.
magazine사랑하고 미워하던 그 모든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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