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저것 끄적/길을 가는 사람...

어느 날의 기억 12 -

희망으로 2018. 2. 24. 15:06

<어느 날의 기억 12 - ‘긍휼’>

“야! 이 새끼야! 똑바로 안 해?”
“....”

‘저렇게까지 해야만 할까?’

날마다 같은 시간대에 재활치료실에서 보는 아버지와 아들
온 얼굴에서 땀이 뚝뚝 떨어지는 청년은 교통사고로 망가졌단다.
몸이 다 젖은 채 주먹으로 복부를 퍽! 소리가 나도록 때리며
걷기 연습을 시키고는 함께 샤워실로 들어가는 아버지.

“나는 당신을 저렇게 호되게 운동시키는 보호자는 못하겠다.”

몸은 고된 훈련으로 조금씩 나아질지 모르지만 저렇게 보낸 시간
쌓인 상처가 또 다른 아픔으로 남지는 않을까 염려된다. 
하지만 누가 알까? 그 쓰라린 후유증을 안고 살아가는 심정을.
바깥으로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닌 문드러진 채로 사는 가슴을...

“엉엉엉!”

병실 복도 끝 구석에서 한 환자가 눈물 콧물 쏟으며 울고 있다.
평소 유난히 사납고 쌈닭같이 남들을 피곤하게 하던 아주머니다.

- ‘저 사람도 누군가에게는 하나밖에 없는 귀한 아내일 것이고,
또 자식들에게는 비 쏟아지는 날 우산 같은 엄마일 텐데...‘

이런 마음으로 보니 환자가 다르게 보인다.
이 세상의 삶은 단 한 번 밖에 없는 순간을 단 한사람과 
경험하며 지나가는 풍경들이다.

긍휼 – 단 하나뿐인 소중한 사람끼리 함부로 여기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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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가족과 살며 생기는 반짝이는 파편들 | “야! 이 새끼야! 똑바로 안 해?” “....” ‘저렇게까지 해야만 할까?’ 날마다 같은 시간대에 재활치료실에서 보는 아버지와 아들 온 얼굴에서 땀이 뚝뚝 떨어지는 청년은 교통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