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의 기억1 - ‘사랑’>
“내가 잘 해줄 께!”
“나만 믿어!”
그러다가 조금씩 변하기 시작했다.
“나만 따라오라니까!”
“내가 시키는 대로 해!”
착한 사람도 아주 나빠질 수 있다는 걸 그때는 몰랐다.
“왜 말을 안 들어?”
“그런 식으로 할 거야? 못살겠다!”
30년은 혼자 문 닫는 연습으로 살았고, 뒤로 20년은 실습으로 살았다.
그러는 동안 아내도 아이들도 상처가 나고 멍이 들고 있었다.
그건 사랑이 아니었다. 그것은 사육이었다.
그걸 알기 시작한 것은 아내가 철퍼덕! 중병이 들고 나서였다.
동물은 사육만으로도 병이 나지 않지만 사람은 병이 난다는 걸,
50년이 걸렸다.
사랑, 미안하다는 말로 다시 시작할 수가 있다는 것을 아는 데는,
“나는 그저 이해해주고 들어주기를 바랐을 뿐이야,
뭘 해결해달라고 하는 게 아니고...”
아내와 딸의 그 말을 참 오래도록 삼키지 못하고 입에 물고 살았다.
쓰디 쓴 한약처럼, 조금씩 목으로 흘려 넘기면서,
‘사랑’ - 놓아주고 들어주고 바라보아주는 것이 더 좋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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