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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 세상에 묻히다

희망으로 2018. 1. 22. 14:36

<향기, 세상에 묻히다>

누구 자식인들 안 이뻤을까? 
세상에 첫 만남으로 태어나던 그 날에
향기만 가득하고 흠없는 꽃이던 그 날에는 우리 모두도.

세상은 만만치 않아
어느날은 사나운 바람으로 칼날의 추위로
때로는 캄캄한 밤의 외로움으로 닥쳐와
향기를 움추려들게 했다.

해가 나면 해를 따라 기운을 내고
메마른 날에는 갈증에 허덕이며
온갖 강렬한 악취와 죽어가는 공기들 속에 살았다

그렇게 세상의 긴 시간을 버티는 동안
더 이상 꽃일 수 없는 험투성이 생명이 되고
문득 하늘에서 오는 바람 한줄기에 환상을 본다
아주 오래전 가졌던 꽃의 시절을

하지만 이제는 추억처럼 흐려진 상실
향기, 세상에 묻히다.
다시 살아나는 그날이 오기 전까지는...

김재식

<내가 종종 슬퍼지는 이유>

김해에서 진영으로 가는 버스에서 만원이 되자 먼저 타고 있던 사람들이 두 부류로 나뉜다.

“기사님요 그만 태우소! 비잡다!”

하는 사람들과

“안으로 좀 더 들어갑시데이! 같이 타고 가게”

라는 사람들로

한 쪽은 자기를 중심으로 모든 판단과 행동을 하고 또 다른 한 쪽은 남의 처지와 고통에 공감하며 사는 사람들이다.

‘진보와 미래’라는 책에 나오는 이야기이고 노무현대통령은 전자를 보수라고 했고 후자를 진보라고 했다.

그런 점에서 그리스도인이야말로 후자로 살아야한다. 왜냐하면 우리가 따르는 예수가 그렇게 살았기 때문이다. 그렇게 살려고 세상에 왔고 그렇게 살다가 죽었기 때문이다.

종종 슬픔에 빠진다. 그 좋은 시각을 가진 진보주의자 노무현대통령이 고통으로 돌아가시고 안계셔서 그리워서 그렇고, 그리스도인인 나는 예수의 삶을 잘 따라가지 못하며 생존만 하고 있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