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잣말 67 – 왜 내게 그렇게 잘해줘요?>
사랑받다가 버림받아본 경험이 있는 사람은 안다.
그 황량하고 두려운 슬픔을.
그때는 누군가 친절하고 잘해주면 덜컥 겁이 난다.
경계심도 잔뜩 생기고.
"왜 내게 그렇게 잘해줘요?“
이건 진짜 그 이유를 묻는 말이 아니다.
그렇게 잘해주다가 어느 날 또 변심하거나 떠나지 말아줘
그런 확인이고 약속이라도 해달라는 말이다.
아내가 많이 아프면서 돈도 보내고 사람도 보내고
필요하면 희망을 주셨고 심장 속에 평안도 주신 분
그런데 한 번도 그분께는 그런 말을 한 기억이 없다.
'하나님, 왜 제게 그렇게 잘해주세요?'라고.
어쩌면 너무 당연한 '만나'와 같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 일용할 '만나'는 대개 사람들 손을 통한다.
그 손들의 뒤를 볼 때는 마음을 놓다가도
촛점이 전해주는 사람들에게 맞으면 영락없이 떠오른다.
"왜 제게 그렇게 잘해줘요?“
이 말이 나오는 날과 안 나오는 날 사이로
나와 아내의 생명이 흘러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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