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바람, 나는 깨어진 돌맹이...>
새들은 노래하고
바람은 울고 간다.
새들은 머무른 흔적이 없는데
바람은 서늘한 외로움을 남긴다
타인들은 새가 되어 노래부르며
내 삶을 스쳐지나가고
내 형편은 바람이 되어
내게 멍든 추억을 남기며 지나간다.
어느 날 갑자기 나와 아내는
바닷가에 깨진 돌맹이로 버려졌다.
부드러운 파도가 몰려왔다
예약도 없이 이유도 없이
더 머무르기를 바랐지만 떠나고
또 새로운 파도가 와서 어루만져주었다.
그렇게 병든 아내와 나의 삶에는
파도처럼 위로하는 이들이 왔다가 가고
7년, 그 사이에 깨진 모서리는
점점 부드럽게 다듬어지고 있었다.
이제 바람이 나를 스치면
신음만이 아니라 간혹 노래가 되기도 한다.
고맙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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