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120 - 소시적에!>
사람들의 소시적 이야기에는 조금씩 거짓말이 섞인다.
그것도 안하는 사람은 존경스럽기보다는 재미없어 보인다.
"나 소시적엔 읍내에서 최고 미남이었네!"
"애들아, 아빠 어릴 때는 시험만 치면 100점이었다!"
뭐 그런 정도는 과장을 해줘야 옛날 이야기가 좀 재미있잖나?
좀 심하게 나가서 '맨손으로 호랑이 때려잡았다!' 까지 가는 경우도 있지만,
놓친 고기가 송사리에서 팔뚝만해지고 끝내 갓난애 키정도까지는 뭐~
"나 예전에 검정고시 공부할 때 학원에 참 착한 여자가 있었다.
한번은 삼복더위 때 작은 자취방에서 땀 뻘뻘 흘리며 국수랑 오이 채썰어서 냉국 만들어 주었던 기억이 지금도 안 잊혀져!"
아내랑 아침밥 먹다가 나도 모르게 나와버린 과거사.
아차! 싶어 대여섯명이 갔었다고 얼른 덧붙였다. 사실이지만,
"나중에 딴 사람에게 들은 이야기인데 나를 참 좋아했었다네?
난 그것도 모르고 바쁘고 내 생활에 치였는데...
같이 어울리던 학원친구랑 결혼했다는데 소식도 모르네."
눈치채는 사람도 있겠지만 조금 거짓말이 보태졌다.
그 친구가 소아마비를 앓아 한쪽 다리가 좀 불편했다.
그런데 세상에 둘도 없는 천사표였다. 모두를 챙기고 늘 웃기만 하는,
나도 잘해주려고 친절했고 외롭던 생활에 든든한 가족 같았다.
그러다보니 그 친구만 나를 좋아한게 아니고 나도 좋아 했던 것 같다.
곁에서 나랑 맺어주려 애쓴 사람도 있었지만
당시에는 나는 결혼 안한다는 독신고집에 빠져 있을때라 될리 없었다.
좋은 사람들이 곁에 있었던 지난 시절이 참 고맙다.
지금 이렇게 코너도 아니고 지하 갱도에 갇힌사람처럼 사는 판에
한편 억울함이 덜어지는 봄날 추억이라도 되어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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