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103 - 잔챙이에게 당하다>
'드르르륵! 드르르륵!'
갑자기 진동이 요란하다. 그것도 가슴 아래쪽에서,
"어? 전화기를 안고 잤나?"
더듬거리는데 아무 것도 잡히지 않는다.
금방 주범을 알았다. 뱃속에서 요란한 메시지가 오고 있었다.
늦게 잠들고, 새벽 5시에 또 깨었다 다시 자느라 못 일어났다.
시계를 보니 아침 9시가 이미 넘었다.
그 몽롱한 상태에서도 7시 좀 넘어
병원 아침밥 받아서 휠체어에 올려놓고 또 잠들었다.
'근데 머리가 아프다 지끈 지끈,
목은 말라붙어 침이 안넘어가고, 몸이 으실으실...'
환자인 아내는 보호자인 내가 깨기만 기다리며 같이 굶고 있다.
'아... 귀찮다 ㅠ.ㅠ'
세상에는 덩치 큰 것들이 덩치 작은 것들을 쥐고 산다.
1억 10억 가진 사람은 백만원 천만원 가진 사람을 우습게 보고
50평 100평 집가진 사람은 월세 반지하 사람을 낮춰본다.
높은 자리 가진 사람은 말단을 휘어잡고
인기 명예 우뚝한 사람들은 무명소졸들이 만만하기만 하다.
뭐든지 많이 넓게 가지고 크고 높은 사람들이 행세하는게 바깥세상이다.
그것도 힘든데 내 안쪽에는 보이지도 멱살도 안잡히는 쬐끄만 것들이
또 나를 휘어잡고 괴롭힌다.
바이러스 염증 뭐 그런것들이 내 덩치를 비틀거리게 한다.
'우 씨! 어쩌라고?
안팎에서 큰 놈 작은 놈들이 다 날 못잡아먹어 안달이더냐...'
내가 기펴고 큰소리 칠 곳은 내 아내 뿐이더냐?
자식도 무서워 마음대로 말 못하니 ㅠ.ㅠ,
그래도 다행하게 반기는 눈물겹게 고마운 놈이 있다.
어제 문병온 이가 주고 간 노란향기 프리지아가 밤새 잘자고 나를 본다
손뻗치면 닿을 가까운 옆구리쪽에서!
'히히! 니가 참 괜찮은 놈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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