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저것 끄적/길을 가는 사람...

두 갈래 씨름

희망으로 2013. 9. 14. 11:47


<두 갈래 씨름>

짚신장수 아들과 우산장수 아들을 둔 엄마,

날이 좋으면 우산장수 아들 걱정에 슬프고
비가 오면 짚신장수 아들 걱정에 맘 아프고,

난 머리로 뒤집었다.
날 좋으면 짚신장수 아들 돈 번다고 기뻐하고
비오면 우산장수 아들 돈 번다고 기뻐해야지!

그런데 안되더라
머리따로 놀고 몸 따로 노는걸 모르고,

아내가 모진 병으로 목과 어깨에 
전기고문 통증을 달고 신음하며 산지 6년째,
차라리 밤에 자다가 숨 멈추고 같이 죽었으면 싶었다.

'막내가 아직 성인도 안되었는데, 
스무살까지는 버텨줘야 하는데...'

그래서 우야든지 버티고 살아보자니 
아침마다 밤마다 끙끙 이악물고 버티는 아내가 걸린다.

살자니 아픈 사람이 걸리고
죽자니 막내가 걸리고,

생각대로면, 머리 따라가자면
살아도 좋고 죽어도 좋은데
가슴은 이래도 아프고 저래도 아프더라
몸은 이래도 고단하고 저래도 고단하고...

결론은?
그냥 왔다 갔다 하면서 살기로!
오늘은 이랬다가 내일은 저랬다가!

아님, 
아침엔 이랬다가 저녁엔 저랬다가!
뭐 오는대로, 흐르는대로 가는동안 끝은 오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