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런 목사 아들 자살, 암담함 속 진실>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목적이 이끄는 삶’의 저자 릭 워런 목사의 아들이 지난 4월5일 자살했다. 많은 사람들과 교회가 충격과 슬픔에 빠졌다. 나는 그 소식에 개인적으로 또 하나의 암담함을 느껴야 했다.
자살...
그 죽음의 선택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일반적으로 교회에서는 자살한 사람들을 믿음이 부족하거나, 심하면 불신앙의 태도로 정죄를 하는 입장을 많이 보인다. 전직 대통령 노무현의 자살에 개신교가 무지하게 비난을 퍼부었고 사람들이 동조했던 핵심이 그것이었다. 사람은 자기의 목숨일지라도 스스로 죽는 것은 죄라고...
한국 개신교, 또 세계의 교회는 이 사건을 어떻게 받아들일까? 비난? 불순종, 믿음 없는 죄로?
릭 워런 목사는 새들백교회의 신도들과 동역자에게 보낸 편지에서 이렇게 말했다.
“매튜가 한 말을 잊을 수 없습니다. “아빠, 난 천국에 갈거라는 걸 아는데, 왜 그냥 죽어서 이 고통을 끝내면 안돼나요?”
나는 아내가 햇수로 6년 전, 희귀난치병이 발병하여 사지마비, 지체1급 장애를 안고 지금까지 병원에서만 살고 있다. 아내는 한쪽 폐가 마비되고 눈도 한쪽이 실명, 지금은 조금씩 돌아오지만 목 이하는 꿈틀거리지도 못한채 몇 년을 침대에서만 살았다. 씻고 먹고, 용변마저...
전적인 간병에 매달리느라 일도 못하고, 치료비 생활비로 집도 날아가고 빚지고, 가족은 뿔뿔이 흩어져 살면서 나와 아내는 참 여러번 자살을 대안으로 떠올리곤 했었다. 그러나 실행하지 못한 것은 두가지 정도 이유였다. 하나는 너무 어린 막내딸을 두고 대책이 없었고, 또 하나는 신앙적인 이유, 자살은 영원한 지옥에 간다는 오랜 관념, 어찌보면 두려움 때문이었다.
릭 워런 목사가 편지에서도 말했지만 십년이 넘는 세월을 최고의 병원, 최고의 시설에서 치료를 했지만 좋아지지 않았고, 고통 속에서, 아들이 천국가는 거 자기는 믿는데 왜 일찍 죽는 걸 말리느냐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목적이 이끄는 삶’ 저자이고, 긍정적 신앙과 실재로 살아가는 모습으로 전 세계에서 존경받고 많은 신도들이 모이는 새들백 교회의 릭 워런 목사가 아버지인데도 아들 매튜의 고통과 우울증, 자살 충동을 막지 못했다. 나와 아내, 혹은 비슷한 심한 고통중에 버티고 사는 사람들에겐 그런 훌륭한 아버지도 없고 가족도 없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어쩌라고...
또 그 정도 유명인사이면서 미국에 사는 사람, 최고 병원과 최고 치료를 해볼 기회도 못가지는 가난하고 열악한 처지의 사람들이 얼마난 많은데, 그들 가족도 극복하지 못한 상처를 어떻게 당연한 듯 견디라고 강요할 수 있을지...
혹 사람들은 정신병 치료 중이었고 우울증에 시달려서 그런 것이니 예외라고, 그런 대상이 아니라고 말할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어지간하면 참는 정도도 대부분 미국에서는 정신과 치료 대상이다. 그리고 자살을 할 정도인 사람치고 그런 상태가 아닌 경우가 있나?
그러니 특별히 예외라고 하는 논리도 사실 맞지 않다.
그러니 절망적이기만 하고, 자살로 끝맺음을 당연히 받아들여야 할까?
욥기에 이런 구절이 나온다.
<여인에게서 태어난 사람은 생애가 짧고 걱정이 가득하며, 그는 꽃과 같이 자라나서 시들며 그림자 같이 지나가며 머물지 아니하거늘, ㅡ 욥기 14-1,2절>
사람들은 모두가 여인에게서 태어난다. 그리고 생애가 짧고, 그중에서도 특히 더 짧은 경우도 부지기수다. 너무 당연한 진리다. 그렇다면 릭 워런 목사가 아니라 열배는 더 훌륭한 목사의 아들일지라도 피할 수 없는 고난이 오기도 한다. 미국, 최고의 병원 아니라 더한 곳이라도 사람 세상에서는 한계가 있고 피할 수 없다는 사실 말이다.
그럼 왜 그런 일이 일어날까? 답이야 당연하고 공평한 고난이지만 한국개신교 안에 안 그렇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믿음이 좋다고 하는 사람들에게서도, 예전에도 안 그렇게 생각한 사람들이 있었다.
욥의 친구들은 좋은 일은 선한 사람들에게, 나쁜 실은 악한사람들에게 일어난다고 생각했다. 반면 욥은 하나님이 원하시면 의인에게도 고난을 주실 수 있다고 생각했다.
<또 그는 하나님은 이 세상 나라들을 흥하게도 망하게도 하신다 ㅡ 욥12.23절> 라고 말했다.
욥은 하나님이 개인의 문제뿐만 아니라 국가의 운명까지도 주관하신다고 보았다. 모든 인생의 문제는 하나님께 달려있다고 본 것이다.
모든 생명의 결정권은 오직 하나님에게!
고난은 무슨 이유나 부족함 때문에 오는 것이 아니고, 고난의 해결 또한 믿음의 크기, 사람이 가진 능력의 유무에 달려 있지 않다는 사실을 이 일로 확인하게 된다.
그래서 빤한 결론이고 반복되지만 오직 하나님께!
구하는 것도, 순종하는 것도 오직 하나님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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