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저것 끄적/날마다 한 생각

살아야 하는 이유

희망으로 2013. 4. 2. 18:09

<살아야하는 이유>


기립성 저혈압으로 시달리는 아내를 경사침대에 묶어 세우고
씰데 없는 질문 하나 던진다.

"당신은 왜 살아? 무얼 할려고 사는냐고!"

"......."

"그냥 사는거야?"

"......."

"그냥 사는구나, 당신은 좋겠다.
딱히 할거도 없고 꼭 가고 싶은 곳도 없으니..."

"......."

"나? 나야 당신 놀려 먹는 재미로 살지,
당신 아니면 누가 이런 씰데 없는 소릴 들어주겠어!"

아내는 씨익 웃는다.

"당신 없으면 따라 죽어야지, 뭔 재미로 살겠어!"

"..........."

"그러고보니 당신 살 이유가 생겼네,
남편 오래 살게 하려면 당신도 악착같이 살아야겠네.
좋겠다 살 이유가 생겨서..."

"세상에 공짜가 어디있어 감사비 좀 내봐!"

빈 손으로 내 손바닥에 엎어 준다.

"에게! 그냥 손바닥 공갈 돈?
어릴 때 아이들과 놀던 놀이인데 이십년이나 지났는데 아직 통해?"

ㅎㅎㅎ
하루가 또 간다. 씰데 없는 이야기로!

그래도 두 사람의 목숨이 걸린 
살아야 할 이유를 찾은 것은 소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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