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는 것과 사는 것의 차이>
십대 때는 삼십대 아저씨들이 부러웠다.
무엇이든 다 알고 무엇이든 다 할 수 있는것으로 보여서
어서 삼십대가 되고 싶었다.
이십대 때는 사십대가 좀 힘들어 보였다.
바늘 틈도 없는 경쟁사회와 처자식 봉양을 해나간다는 것이 과로 해 보여서
눈 깜짝할 사이에 오지 않을 까 조바심 났다.
삼십대 때는 오십대가 되어도 살아갈 재미가 있을까 불쌍해보였다.
밤샘할 체력도, 쏟아지는 새 문화에 적응력도 다 떨어지고 선택은 점점 줄어드는데
그래도 인생은 살 이유와 버틸 동력이 있을까 싶었다.
사십대 때는 육십대가 되었을 때 어떤 일로 죽어서 존재하지 않는 것도 좋겠다 싶었다.
모든 것이 떠나기 시작하고 쇠락해지는 나날들을 고스란히 보면서 사는건
깨끗하게 세상을 떠난 경우보다 별로 좋을 것 같아 보이지 않았다.
돌아보면 원하던 원치 않던 그 시대가 다가왔고 이유를 주면서 지나 갔다.
이제 도저히 살아 갈 즐거움을 예상할 수 없는 오십대 육십대도 그렇게 오고 갈 것이다.
못 견딜 것 같았던 두려움은 깡그리 잊어 먹고 여전히 하루씩 치열하게...
사는 것은 보는 것과 다르다.
보이지 않는 사람과 보이지 않는 힘이 도와주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