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저것 끄적/길을 가는 사람...

목마르다, 봄비

희망으로 2013. 3. 31. 19:43

<목 마르다, 봄비>


마른 땅에 봄비가 내린다
먼지도 씻어내고 가라앉히고
목마른 초목들이 반기며 되살아난다

마른 삶에 부활이 봄비가 되었다
찌들린 좌절을 걷어내고
퍼석거리던 무표정 얼굴에 눈물이 흐른다

세상이 나를 죽이는 중인지
내가 세상을 죽이는 중인지
도무지 분간이 안되던 외로운 발악들이
드디어 종지부를 찍고 휴전을 한다

내리는 봄비를 바라만 보아도 촉촉한데
나를 위해 가장 깊은 고난을 자청하시다니
눈 감아도 촉촉해진다

다시 살아봐야지
빚진 사람이 되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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