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난과 행복, 나랑 무슨 상관이더뇨?>
고난이 온 곳이 어디일까?
고난이 떠나는 날은 언제일까?
행복하던 어떤 사람이 어느 날 느닷없이 몰려온 고난을 견디며 이렇게 말했다.
{내 마음이 뼈를 깎는 고통을 겪느니 차라리 숨통이 콱 막혀 죽어버리겠다 – 욥기 7:15}
그래도 비참한 심정이 채 토하여지지 않아 이렇게 덧붙였다.
{내가 사는 것도 싫고, 영원히 살기도 원하지 않으니 나를 놓아주라, 내 날은 헛것이다. - 용기 7:16}
그 사람은 그럴 만도 했다.
멀쩡하던 날에 날강도들이 들이닥쳐 재산을 강탈하고, 불이 나서 전 재산이 타버리고,
애지중지 자녀들이 별안간 불어친 바람 앞에서 촛불처럼 순간에 주검이 되어버렸으니...
그래도 감수하고 버티려는 그에게 몹쓸 병이 닥치고, 아내마저 떠나버리니 어찌 죽는 것을 바랄만큼 힘든 고난이 아닐까...
병 들면 돈이 바닥나고, 먹을 것 떨어지면 마누라도 도망간다는 속세의 단계가 괜히 생겼을까. 그는 견디다 못해 좌절의 말을 했다.
{ 내 생명이 한낱 바람 같구나. 나의 눈이 다시는 행복을 보지 못할 거야, 나를 아는 사람이 다시는 나를 보지 못할 것이고, 누군가 나를 구하겠다고 마음먹을지라도 내가 사라지고 없을 것이다. - 욥기 7:7~8}
누가 고난을 원하는 사람이 있겠는가?
혹 자처하여 고난을 등에 짊어지는 사람이 있어도 그 이유는 고난을 즐기는 것도 아니며 소수일 뿐이다. 많은 사람들은 원치 않는데 닥친 고난을 씨름하며 함께 지낼 뿐...
누가 고난을 원하는 날에 떠나라! 할 수 있을까? 그게 가능할까?
거의 불가능하며 간혹은 고난 중에도 평안을 잃지 않고 살기도 하지만 그것도 아주 소수일 뿐, 대부분의 사람들은 죽음이 품에 안길 때까지도 쉬었다 이어졌다를 반복하며 살지 않는가.
나와 아내는 살고 싶던 많은 계획과, 가고 싶던 많은 곳을 모두 홍수에 쓸려간 초목처럼 버려야했다. 난치병이라는 고난하나가 우리 가정에 들이닥친 그날로...
나와 아내만이 아니라 우리 세명의 아이들까지도 아무 준비도 잘못도 없이 받아들여야 했다.
그러니 고난은 우리의 것이 아닌 게 분명하다. 시작할 때도, 끝날 때도 우리의 바람과는 상관없이 존재하고, 원치도 않아도 오고, 가기를 기도해도 가지 않는 것이 어찌 우리 것이랴...
그럼 그 고난은 누구의 것일까? 도대체 어디서 오는 걸까? 그저 우연히 생긴 장애물일까? 지나가던 바람에 걸린 나뭇가지처럼 우리가 단지 불운하게 걸려서 흔들리는 걸까?
그것이 고난만일까?
행복도 고난과 별 다름없이 우리의 바람과는 상관없이 오기도하고 가기도 한다. 비록 마음먹기에 따라 늘 행복할 수 있다고 주장을 하기도 하지만 그건 우리의 의지이고 희망이다. 모두가, 언제나 그럴 수 있다면 이 땅에 고난이란 있을 수 없다. 어느 누가 바란다고...
분명한건 우리 마음대로 못하는 건 주인이 따로 있다는 사실이다.
고난과 행복이 우리가 주인이 아니라고 밝히며 우리 인생을 오고간다면, 누군가 주인이 따로 있다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우리가 살던 집, 부모님을 모시고도 살았고, 3명의 아이들이 자라며 지닌 많은 추억들이 구석구석에 담긴 보금자리가 병수발 비용으로 빚지다가 날아 간 것이다. 내 마음이 짠한데 나를 울리며 심히 공감케 하는 그 사내의 말,
{그는 다시 자기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겠고 자기 처소도 다시 그를 알지 못할 거다. - 욥기 7:10}
그랬다. 팔려버린 우리 집으로 다시는 돌아갈 형편도 안 되고, 그러기 쉽지 않을 것이다. 그 집도 많이 변해서 예전의 우리 추억과 함께 우리를 낮설게 대할 것이다. 그 생각만으로도 마음이 슬퍼진다.
어차피 고난과 행복이 나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우리를 흔들기도 하고, 달콤하게 안아도 준다.
힘닿지 않는 존재를 상대로 끝끝내 매달리거나 희희낙락한다는 두 가지가 다 부질없는 일 같다. 더 심해진다면 중독상태가 되거나 노예로 사는 것과 다를 것이 무엇일까?
고난의 중심을 지나간 그 사내는 이렇게 말했다. 그 고난이 온 곳, 주인일지 모를 그 누군가에게!
{사람이 무엇이기에 주께서 그를 크게 만드사 그에게 마음을 두시고
아침마다 권징하시며 순간마다 단련하시나이까? 주께서 내게서 눈을 돌이키지 아니하시며 내가 침을 삼킬 동안도 나를 놓지 아니하시기를 어느 때까지 하시리이까. - 욥기 7:17~19}
고난이나 행복이 그 분과 그 사내 사이의 전부도 아니고, 아주 중요한 대상도 아니라는 것,
고난이나 행복 사이를 지나가는 사람을 크게 만들었다. 그에게 마음을 주었지 고난이나 행복을 주는 것은 별 관심사가 아니라는 듯,
아침마다 권징하고 순간마다 단련하는 것은 그 사내였다. 눈도 돌이키지 않으며 꼴깍! 침을 삼키는 동안도 놓지 않으며... 사랑하고 관심가지는 것이 고난 자체도, 행복자체도 아닌 그 사내가 아니라면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다. 오늘도 그의 손 안에서 권징과 단련되는 중일뿐이다.
이 땅을 나그네처럼 지나는 동안 그 이유가 무엇인지, 그 결과가 무엇일지 도무지 알 수 없다 할지라도 우리에겐 다른 길이 없다. 너무도 분명한 사실, 내가 주인이 아닌 인생, 주인이 아닌 세상을 살아가는 중이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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