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투병일기

신약청원 - 다발성경화증(김호진선생님기사포함)

희망으로 2012. 11. 10. 10:59


일간보사 10월 22일자 유지현 회장님 칼럼


아내는 위 기사에서 언급하는 증상과 후유증 장애를 거의 다 가졌지요.

그것도 최고 수준으로... 

지금 아내 담당 선생님이 사진의 환우회회장님 고등학교제자였습니다.
스승의 병을 보고 미국유학을 결심하고 전문가가 되어서 돌아오셨습니다.
그 사제간의 인영덕에 아내도 귀한 치료를 받는 중입니다.

그런 분 입에서 약 300명의 관리환자중 다섯손가락에 들어갈 정도로
아내가 악성이고 으뜸이라고 했으니...

더 기막히는건 위에서 청원하는 신약도, 
기존의 약도 반응이 없거나 효과가 없어서 전혀 사용을 못합니다.
인터페론 베타페론 먹는 약 등, 

그래도 위 약들이 보험적용약으로 통과되어 비용에 시달리는
많은 환자들이 허리를 펴고 그 가족들의 짐도 가벼워졌으면 좋겠습니다.


(아래는 그 사제간의 이야기가 실린 신문입니다)




(위 기사내용 본문입니다)


마비 증상 다발성경화증, 롬니 부인도 앓는 병 … 불씨와 같아 초기에 꺼야

[중앙일보] 입력 2012.10.22 03:10

스승 병 고치려 관련 전공 택한 김호진 박사

유지현(오른쪽) 한국다발성경화증환우회장이 4일 국립암센터에서 김호진 박사에게 “자네를 만나 건강을 유지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사진 김두종 프리랜서]


다발성 경화증 환자 유지현(59)씨는 1998년 가을을 잊지 못한다. 증상이 나타난 지 나흘 만에 오른쪽 다리가 마비됐다. 양쪽 장딴지가 굳고 대소변 장애까지 찾아왔다. 불과 3개월 만의 일이다. 지팡이가 없으면 걷는 것이 힘들다. 다발성 경화증이라는 병이 원인이었다. 이 병은 몸을 보호해야 할 면역체계에 문제가 생겨 뇌·척수 같은 중추신경계를 공격하는 자가면역질환이다. 중추신경에 염증이 생기면 시력 손상, 평형감각과 의식기능 저하, 근무력증·사지 마비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


당시 그는 대학입시를 앞둔 고3 수험생 담임이자 한 가정의 가장이었다. 앞으로 어떻게 생활하고 치료해야 할지 막막했다. 주위에서는 유씨가 조만간 휠체어를 탈 것이라고 했다. 5년 안에 죽는다는 말도 들었다. 절망에 빠진 그에게 손을 내민 것은 고등학교 제자 김호진(국립암센터 신경과) 박사다. 김 박사는 서울대병원에서 전임의로 일하고 있었다. 스승과 제자의 인연이 환자와 의사로 이어진 것이다. 두 사람은 다발성 경화증 치료 환경을 개선하는 데 뜻을 모았다. 지난 4일 두 사람을 만나 이들의 특별한 인연과 다발성 경화증 치료에 대해 들었다.

▶유지현: 처음엔 어떤 병인지도 몰랐다. 다발성 경화증이라는 병에 대해 아는 의료진도 거의 없었다. 불안하고 초조했다. 김 박사가 하루도 빠지지 않고 병실을 찾아 이런저런 조언을 해준 것이 큰 힘이 됐다.

 -김호진: 다발성 경화증이 우리나라에서는 희귀·난치병이지만 서양에는 흔하다.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인 밋 롬니 부인도 이 병을 앓고 있다. 모교 선생님이 병원에 입원했다는 소식을 듣고 학창시절 생각이 났다. 병에 대한 흥미와 자신감도 생겼다. 그 다음해 미국으로 건너가 본격적으로 공부했다. 오히려 선생님이 지금의 나를 만들어 준 셈이다.

 ▶유: 병원에서 제자를 만난 것은 행운이다. 비슷한 시기에 진단받은 사람보다 병을 쉽게 받아들였다. 치료에 대한 믿음도 생겼다. 진단도 빨리 받아 증상이 악화되는 것을 막을 수 있었다. 15년 전만 해도 다발성 경화증은 치료가 불가능하다는 인식이 컸다. 직장을 그만두고 경제적으로 어려움에 처해 가정이 해체되거나 자살하는 사람이 많았다.

 -김: 이제는 달라졌다. 예전에는 병에 대해 잘 알지 못해 치료가 어려웠다. 신경은 한번 망가지면 복구가 안 된다. 영구 장애가 남는다는 뜻이다. 예컨대 시신경에 염증이 생겨 시각장애가 왔다면 더 이상 앞을 볼 수 없게 되는 식이다. 장애가 생기기 전에 빨리 발견해 제때 치료한다면 얼마든지 정상적인 사회생활이 가능하다. 환자 중에는 공무원에 합격해 공직생활을 하거나, 영화 PD로 활동하는 사람도 있다.

 ▶유: 재발을 막는 것도 중요하다. 다발성 경화증은 증상이 한두 달 나타났다 사라지는 완화와 재발을 반복하는 특징이 있다. 결국엔 전신이 마비된다. 하지만 이를 모르는 환자는 병이 다 나은 것으로 오해하고 치료를 게을리한다. 이러다 재발하면 방법이 없다.

 -김: 다발성 경화증은 불씨랑 비슷하다. 작은 불씨는 끄기 쉽다. 하지만 불씨가 커지면 진화하는 데 힘들어진다. 병이 재발해 중증으로 발전하면 의학적으로 손쓸 수 없다. 조기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 한국은 다발성 경화증 전문가가 부족하고 외국에 비해 사용할 수 있는 치료제가 제한돼 있다. 고작 초기 환자를 치료하는 인터페론 베타 주사제 두 종류만 있다. 초기 단계에서 치료에 실패하면 쓸 수 있는 약이 없는 셈이다. 해외에는 단계별로 7~8종의 약이 있다.

 ▶유: 기존 치료법에 반응하지 않아 팔·다리가 마비되거나 시력이 점점 나빠지는 것처럼 병이 악화하는 것을 바라만 보는 환자도 있다. 해외에서는 신약이 사용된다는 소식도 종종 들린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보험급여가 적용되지 않고 있다. 비싼 약값을 감당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

 -김: 다발성 경화증 치료제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승인을 받은 것은 1990년대 초반이다. 중추신경 염증을 줄이고 병의 진행을 늦춘다. 하지만 모두 주사제여서 환자가 부담스럽다. 부작용이나 내성이 발생해 효과를 보지 못하는 환자도 있다. 최근 한국에서도 하루 1회 복용하는 경구용 다발성 경화증 치료제(성분명 핀골리모드)가 식약청 시판 허가를 받았다. 기존 주사제와 비교해 재발률을 50% 이상 떨어뜨린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유: 문제는 보험급여다. 새로운 약은 환자들에게 기대감을 높인다. 하지만 아직 보험급여가 결정되지 않아 실제 처방은 이뤄지고 있지 않다. 환자 입장에서는 없는 약이나 마찬가지다. 지금까지 15년 동안 주사를 맞아 왔다. 이틀에 한 번꼴로 주사를 맞아야 한다. 온몸에 주사로 멍이 들어 있고 피부 색깔이 달라졌다. 주사를 하도 많이 맞아 피부색이 변하고 딱딱해졌다. 열심히 관리해도 1년에 한 번쯤 증상이 악화돼 병원에 입원한다. 지금은 지팡이를 짚고 걸어다니지만 하반신이 완전히 마비돼 휠체어를 탈 수도 있다.

 -김: 다발성 경화증은 증상이 환자마다 다양해 맞춤치료가 중요하다. 하지만 증상이 악화하는데 약이 없어 최후 수단으로 허가사항 이외의 약을 사용하기도 한다. 환자들에게 마냥 기다리라고만 할 수 없다. 다발성 경화증은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발병 4년차에는 중등도 장애를 앓고, 6년차에는 지팡이를 짚고 걸어야 한다. 40년 정도 지나면 휠체어 신세를 진다. 식약청에서는 희귀·난치질환 치료제를 대상으로 빨리 임상을 하고 허가를 내주는 제도가 있다. 하지만 보험급여 적용까지 1~2년 이상 소요돼 환자들 고통이 심하다.

 권선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