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 아들이 느닷없이 밤중에 병원으로 들이닥쳤다.
하룻밤 휴가를 나왔다면서! 친구를 만나고 밤늦게 저녁도 먹지 않고 왔다.
마침 먹지 못하고 있던 저녁을 과감하게 양보!
하지만 아침에는 된장찌개를 끓여주겠다고 약속했다.
내가 아니고 아내가...
병원생활하는 동안에 못견디게 먹고 싶은 음식이 두 가지가 있었다.
잔치국수와 된장찌개,
아프기 전 아내는 일요일마다 점심을 거의 잔치국수를 해주엇다.
멸치 육수에 다시마 양파를 많이 넣고 우려낸 국물에
따로 삶아서 찬물에 말아두었던 국수를 두그릇에서 세그릇씩 먹어치웠다.
그게 너무 먹고 싶어 가는 병원 근처마다 뒤져서 사먹었지만 끝내 찾지 못했다.
아내의 그 맛은... 아직까지도,
또 하나 된장찌개는 나의 생명줄 같은 애호 음식이었다.
먹어도 먹어도 질리지 않는 음식,
결국 그 맛을 못잊어 최근에 결국 내가 이리 저리 사다가 두부만 넣고 끓이기 시작했다.
그러다 대파가 들어가고, 청량고추가 첨가되고!
어제는 아내가 처음으로 팽이버섯도 넣어보라고 사놓은 걸 아침에 넣었다.
아들에게 끓여주는 5년만의 된장찌개,
아침일찍 부대로 돌아가는 아들이 맛있게 먹어주엇으면 좋겠다.
병원이라 도마도 없고 조리 시설도 없다.
침대옆에 앉아 가위로 파를 썰고, 과도로 두부를짜르고
사진의 레인지용 그릇에 넣어 전자레인지에 돌린다.
뭐 어쩔 수 없다. 하지만 병원에서 나오는 된장국이랑 비교가 안되게
맛있다!
이 음식먹고 아드로 나도 아내도 행복한 한주의 시작을 했으면 좋겟다.
엄빠(김병년 목사님의 표현에 따르면 아빠 엄마 역할을 혼자 하는 사람)
의 된장찌개 맛보여드릴 수 없어 아쉽다!
나의 음식 일기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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