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저것 끄적/그저 오늘 이야기...

또 다른 태풍...

희망으로 2012. 8. 28. 08:53

오늘자 신문 1면에 이런 기사가 나왔다. 

이미 티비 뉴스로 들었던 내용이지만 자세한 이야기를 보면서 참 착찹해진다.


서울 강북지역의 한 영구임대아파트에서 최근 100일 동안에 6명이 자살했다.

베란다에서 뛰어내리고, 옥상에서 뛰어내리고, 목을 메고 욕실에서 번개탄을 피우고....

전국평균 1000명당 1.4명보다 높고, 서울시 1000명당 0.3명보다 더 높다.

OECD평균인 1000명당 0.11명보다는 무려 12.8배나 높은 수치다.

아마도 그곳이 가난한 사람들이 모인 영구임대아파트이기 때문일 것이다.


제주도에서 서울로 올라오는 자연 태풍 '볼라벤'은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지만

이 한구석의 인재 태풍에는 아무도 관심이 없었다가 그나마 사람이 많이 죽어서

조금 알려졌다. 대형태풍보다 더 많은 영혼이 세상을 떠나고나서...


'해와달' 발행인 최용덕간사님의 글, '폭풍전야'에도 자연태풍과 인생의 태풍 이야기가 있었다.

공통점은 한번 지나고 나면 뿌리가 약하고 겉모습만 꾸미던 것들은 다 날아간다는...

아마 이 아파트의 태풍은 뿌리가 약한쪽일 것이다. 물려받은 것인지 본인의 게으르고

무능해서 약해진 뿌리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잘 이기고 다시 정비를하거나 다져지면 오히려 더 튼튼해진다고 보셨지만

그들에게는 '다시'라는 기회는 없다. 남겨진 가족들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 아마도...


그 기사중의 한 대목이 내내 마음에 남는다.

그들 6명중에 단 한명도 자치구나 정신보건센터, 서울시 지원을 받는 

단지내 사회복지관의 사례관리.상담군에 포함돼 있지 않았다는 것,

주변아파트 주민들은 이곳을 '거지아파트'라고 부른단다.

재력,건강, 소속(커뮤니티)이 없는 '3무 시민'으로...

어쩌면 하나를 추가해야할 지 모른다.

교회와 신앙의 손길이 없는 '4무' 사각지대로,


우리들 많은 신앙인중에 부모님으로부터 자연스럽게 물려받은 모태 신앙과

전도를 받은 후 믿음을 가진 경우를 빼고 순수하게 자기 스스로 믿음을 가진

그런 경우가 얼마나 될까? 

성경이 살 길이야! 하나님을 만나냐겠어! 그러며 자발적 크리스찬이 된 경우말이다.

그러니 그들이 교회를 스스로 찾아오거나 하나님께 발 들여놓지 않은걸

그들의 탓으로 돌리기엔 좀 지나치지 않을까?

물론 전도지만 내민다고 당장 교회로 나와야 한다면 그들 잘못이겠지만,


먼 외국 오지까지 선교사를 파견하고 구제의 손길을 경쟁하듯 펼치는 한국기독교가

저 '3무'의 지대가 멀거나 그들이 외면해서 그렇게 버림받았다고는 못할것이다.

우리도 전도받고, 훈련받고, 그래서 작고 큰 인생의 태풍들을 극복하며 

귀한 생명을 포기하지않으며 아름답게 살아내고 있는 버젓한 사실을 앞에두고 말이다.


그들이 주의의 교회에서 수시로 관심받고 이야기를 들어 줄 대상으로만 보였어도,

그들이 주위에서 절망적이던 사람이 기교회와 하나님을 만나고 얼굴에 웃음을 찾는 

산 변화를 본 기억만 떠올렸어도 좀 더 버틸 수 있었을거다.

예전의 암흑속에서 뻗어준 손을 잡고 탈출했던 내 경우처럼...


왜 자꾸만 이런 못된 짐작이 자꾸 머리를 때리고 속상하게 할까?

도무지 그들은 구제불능이고, 교회가 탐낼만한 구석이 하나도 없기 때문에 

관심도 전도도 그다지 열내지 않을지 모른다는 참 못된 생각....


그들은 교회부흥에 그다지 도움될 전망도 없는 빈털털이들이고,

한 기능을 해낼 재능적 가능도 없고, 폼나는 사교적 교인이 되기엔 거리가 멀고,

생색을 낼 사진조차 직기 머쓱한 불우단체도 아닌 개인단위이고...

뭐 하나 의욕이 생길 대상이 아닌건 분명하다. 

전도하려고 가면 쌓인 분노나 절망감으로 화나내고 어두운 한숨만 내쉬는

암적 요인같으니 썩 구미가 당길 대상도 아닐것이라는 무기력한 상상....


정말 하나님은 그런 영혼을 가장 아픈마음으로 구하겠다고 손내미는 분인데

아이러니다. 비극이다. 인구 천만에 초대형건물들과 대통령도 만드는

공룡같은 한국개신교가 외면하는 '3무'의 사람들이라니...

정말 불순하고 잘못된 상상이기만을 빈다.

그저 그정도 발칙한 상상의 벌을 받을 정도는 각오할 수있다.

그 상상이 진실이라면 기존 신앙인인 내게 돌아올 꾸지람과 벌이 너무 클것이라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