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난의 끝에서,
간밤에 사내 하나가 죽었다
더 이상 내려갈 고난이 없다.
악몽과 병든 몸,
따돌림과 손가락질,
사별의 고통을 함께하며
벗어나게 도와주던 사내가 죽었다.
노래하던 입으로 사형을 외치고
높이 들고 흔들던 두 팔로 돌 던지며
고립에서 건져진 이들이 떼로 몰려
배신은 찢긴 살보다 아프고
등 돌림은 새어나오는 피보다 괴로운데
높은 나무틀에서 사내가 죽었다
닫혀진 돌문
가득 채운 어둠속에
냉기 가득한 천길 아래와 바닥에 떨어진 것처럼
아무도 곁에 없이 꽁꽁 천에 싸여
시킨 일 도망도 안하던 사내는 죽었다
지금은 누워있는 시간
괴롭고 슬펐던 기억들을 거두는 시간
왜 여기까지 왔는지 이해하고 수용하는 시간
아직 돌문을 열지 않고
새어 들어오는 빛 사이로 나가지 않는 시간
가까이 다가가면 멀어지고
내버려두면 무릎걸음으로 기어오는 사람들
손 내밀어 건져 올리면 더 큰 보따리만 요구하는 사람들
너무 간절해 아픈 사랑은 시큰둥하고
별로 오래 못갈 보이는 선물만 마냥 좋아라 하는 사람들
그 사람들을 최고로 아끼는 누군가가 시킨 미션의 끝
캄캄한 돌 벽에 무심히 쓰고 지운다
‘형제 자매들, 형제 자매들, 형제 자매들...’
인정하지 않는 친구들은 잊어버렸고,
인정하는 친구들은 도망가버리고,
곁에는 힘없고 자리 없는 여인 몇몇 뿐일지라도
고난의 끝에서 더 이상 내려 갈 곳이 없다
지금은 다만 동굴 돌 무덤에 누워 벽에다 이름 쓰는 시간
‘형제 자매여, 형제 자매여, 형제 자매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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