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저것 끄적/그저 오늘 이야기...

내 그리움은 온통 저 하늘로...

희망으로 2012. 4. 1. 19:24

 

너무 외롭다, 밤도 무섭고 휴일 명절은 더욱 혼자라는 게 싫다.

잔소리하고 귀찮게 하는 가족이라도 있었으면 좋겠다.“

 

그랬었다. 그때 홀로 세상을 헤치며 허우적거리며 살 때,

무엇보다 사람이 그리웠다. 누구라도 곁에 있어준다면

당장 팔 다리 하나라도 줄 수 있을 것만 같았고,

영혼이라도 팔아먹을 것만 같았던 시절이 있었다.

 

혼자 있고 싶어! 나 좀 내버려 둬...“

 

쉴 새 없이 사람과 사람 사이를 치이면서 지내다 지쳐가는 걸 느낀다.

어떤 때는 내가 할퀴고 이기적으로 나만 봐달라고 남을 괴롭히고,

어떤 때는 남들이 내 속도 모르고 애정도, 배려도 없는 말들을 쏟아낸다.

고요함, 평안함이 그립다.

몸도 마음도 그대로 놔두고 쉬는 시간, 휴식이 그립다.

 

이 두 가지 변덕의 도랑을 이쪽저쪽으로 왔다 갔다 하는 사이

그렇게 세월이 간다.

 

사면초가

남들도 낯설고, 나도 내 속에 평안이 없다.

아픈 환자는 끝없이 일상적인 병치레로 몸을 고단하게하고,

지치고 지겨운 마음도 쉴 곳이 없다.

옆을 보아도 앞뒤를 보아도 온통 벽처럼 조여만 오는데

고개 들어 하늘밖에 피할 곳이 없다.

 

안식일 예배를 드리러 갈까 말까를 고민하다가

하나님께로 특별히 더 가까이 가고 싶은 마음이 든다.

그곳만이 지금 피할 산성이요 숨막히지 않을 자유로운 곳이니,

언제나 계시고 어디도 계시는 하나님이지만 특별히 더 만나고 싶을 때

그 마음이 실감나는 것은 예배시간이다.

 

이틀 동안 여기저기 통증을 호소하는 아내를 돌보다

주말마다 하던 목욕도 포기하고 물수건을 이마에 올렸다.

열도 오르내리고, 목은 아프고 어지럽고...

10분전에 간신히 머리를 감기고 예배장소로 올라갔다.

특별히 더 그리운 하나님을 만나러...

 

어느 누군들 모양은 다르고 내용은 다를지라도

근심과 불안이 없을까?

아이가 하는 말,

다니는 합기도 도장의 관장님이 묻더란다.

 

아버지는 무슨 일 하시니?”

아무 일도 안 하시는데요

그럼 엄마가 일하시는 모양이구나?”

아뇨, 엄마도 아무 일도 안 하시는데요

“...그럼 어떻게 사니?”

글쎄요. 저도 뭐라고 말하기가...”

 

그랬다는 딸아이의 웃지 못할 우스운 이야기를 듣고

속으로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래, 이 간당간당하는 줄들이 끊어지고,

바닥에 남은 생활비 병원비들이 떨어지는 날이 올지도 모르지.

그날이 오면 더 이상 신기할 수도 없이 고스란히

버텨오며 미루었던 막장을 시작해야겠지

그런 불안이 몰려왔다.

내 속에 평안이 없어진다.

남들도 자기중심으로 부대끼며 살아가고

나도 내 중심으로 부대끼며 살아가는 합숙소 같은 현실생활,

안 아픈 사람은 안 아픈 게 부러워서 밉고,

아픈 사람은 아픈 게 징글맞아서 밉다.

두 가지 부류를 다 빼고 나면 남는 사람이 하나도 없는데...

 

전투,

이건 하루도 거르지 못하는 싸움이다.

남들과 간극을 유지하며 버티는 싸움,

속에서 주저앉히려고 부글거리며 올라오는 좌절감과의 싸움,

의욕을 송두리째 꺾어보겠다는 크고 작은 환자의 병치레와 싸우고...

 

누구나 안고 업고 가는 싸움,

그러면서도 각자의 형평과 조화를 이루며 살아간다.

내 그리움은 온통 저 하늘로 몰린다.

지독한 애착, 영원한 세상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