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안되는 것 중의 하나가
사랑을 준다면서 간섭하는 나쁜 버릇입니다.
종이 한장 차이로...
그 대상이 자녀들이던
이웃이던 친구던,
혹은 믿음의 동지인 성도들이던,
안 믿는 누구던 가리지 않고...
처음에는 거창하고 거룩한 바탕으로
너를 사랑해주마 하고 덤벼들지만
곧바로 변하기 시작합니다.
이건 이런 행동을 해줘야 맞고,
이 문제는 이런 식으로 선택을 해야 훌륭하고
소금은 요만큼만 넣어야 건강에 좋다!
더도 덜도 말고 요만큼! 이런 식으로...
내 기준과 내 취향, 내 철학에 맞아야 훌륭하고
내 기대만큼 해줘야 능력있고 자랑스럽고,
누구에게도 자랑할만큼 무언가를 이루어야 맘에들고,
반대로는 옷 고르는 색깔에서부터 좋아하는 음식까지
내 스타일과 다르면 모자란 사람처럼 보이고,
누구도 손가락질만한 흔들림이나 어리석은 행동에 빠지면
가차없이 미워하고 주저없이 버릴 것처럼 매정해진다.
' 정도 수준이라니, 한심하고 창피하게...'
속으로 이런 실망을 수시로 해대면서,
그런데 정말 이런 식으로 사람을 대하는 것이
사랑을 베푸는 모습일까?
친구가 될 자격있는 사람일까?
남들 다 잘한다 하는 것만 할 때,
그때만 사랑해줄수 있고,
남들 다 손가락질하고 비웃을 땐
같이 비웃고 돌아선다면...
그건 친구나 사랑해주는 사람의 태도는 아닐것이다.
그런데 참 힘들다.
낮추고 낮추어 상식적인 수준 정도만 요구한다 하는데도
나와 생각이 다르고 내 예상을 벗어난 행동을 할 때,
기껏 충고나 경험담이라고 애써 좋은 말을 해주어도
다시 무용지물처럼 또 나약하게 흔들리며 흐트러질 때,
관심을 접어버리고 돌아서고 싶은 미움을 참기 힘들다.
그래, 니 마음대로 하고 살아라, 나완 다른 사람처럼
상관없는 사람처럼 날 무시하고...
앞으론 찾지도 말고 아쉽다고 손내밀지도마라!
이런 못돼먹은 앙칼진 복수심으로 속을 끓인다.
이건 좋아하는 사람, 칭찬받을만한 사람만 좋아하고
험 잡히지 않는 사람하고만 교류하겠다는
있으나마나한 사람이 되는 길인데,
이게 무슨 가족이고 친구고 믿음의 형제라는 자격이 있을까?
나도 그런 사람들을 필요로 늘 하면서도
나는 남에게 그런 사람이 되기는 싫어하고 멀리한다?
내 바람을 접어놓고,
내 기준만 들이대는 심판자 시선은 내려놓고,
때론 어긋나고 방황하다가 돌아와도
비난하지 않고 안아주고 다독거려주는 사람,
돌아온 탕자의 아버지처럼,
간음한 여자를 돌 던지지않고 낙서만 하며 말린 예수님처럼,
엉엉 눈물 콧물 흘리며 간통을 회개하는 다윗을 용서했던 하나님처럼
그렇게 받은대로, 배운대로 가까이 있어주는 사람이 되고 싶은데...
진짜 가족이 되고,
진짜 이웃이 되고,
진짜 친구가 되고,
말꼬투리 하나만 잡혀도,
신학 해석 하나만 서툴러도 꼬투리물고 정죄하지 않고,
언제나 좋은 길을 끝없이 보여주고 권해주면서도
언제나 고단해 돌아오면 안아주는 사람,
결과는 내 몫아니고, 열매는 지금 아니어도 되는
그런 당연한 평안을 잃지않고 살고 싶다.
오늘도 내 마음에 안들고,
애쓴 보람도 없이 삐죽 빼죽 엇나게 다른 모습을 보여
속상하게 하는 사람들에 둘러쌓여
진짜 문제는 내게 있다는거, 잘못 자리잡은 내 생각에 있다는
자괴감으로 기도를 드린다.
'우리가 우리에게 죄지은 자를 용서한 것 같이
우리의 죄를 용서하시고...'
'언제나 따지지도 묻지도 않고 안아주시는 것처럼
우리도 사랑하는 사람들을 그렇게 안게 해주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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