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저것 끄적/그저 오늘 이야기...

가장 좋은 날은 아직 오지 않았다!

희망으로 2012. 2. 22. 02:45

어떤 기자가 챨리채플린을 인터뷰하면서 이렇게 질문했다.
"선생님의 작품중 가장 좋은 것은 어느 것입니까?"라고,
챨리 채플린은 대답했다.
"next one! 입니다."

그것은  '다음작품', 즉 아직 나오지 않았다는 말이었다.
가장 좋은 작품은 이제 만들어질 것이라는,
챨리채플린의 자세를 보여주는 대답이었다.
언제나 매번 작품마다 온 힘을 다하고 
가장 좋은 작품은 이제 만들어질 것이라며 열심히 사는 
그의 인생관이기도 했다.

우리들에게 가장 좋은 날은 언제일까?
이미 지난 것일까? 아님 아직 오지 않은 날일까...
우리에게도 생애 최고의 날은 아직 오지않은 '내일'일것이라고
그래서 오늘은 좀 모자라고 힘들어도 참고 버틸 이유가 되기도 한다.
아니고 이미 어제나 지난 날중에 가장 좋은 날이 있다면
우린 기껏 추억이나 되풀이해서 기억하며 오늘을 달래야할 것이다.
그것은 다음세상, 천국을 사모하는 나그네인생과 모순을 일으키기도 한다.

지금은 새벽 1시45분,
자꾸만 염려스럽게 망가져가는 아내의 눈때문에 
어제 오전엔 충북대학교 병원 안과에 진료예약을 하러 다녀왔다.
무슨 가능성은 없어보이지만 그래도 한번더 두드려보고 싶어서...

큰아이가 복학하면서 신청한 대학교 기숙사 입주선정에서 탈락되었다.
뉴스를보니 2500명 수용에 4500명이 넘게 신청을 했는데
1학년 신입생 신청자만도 정원을 넘었다니 그럴수밖에 없다.
전국에서 가장 높은 타지방학생 비율, 79%를 기록해서 충북대가 전국 1등이었다.
반면 타지방 학생 100명중 19명만 기숙사에서 소화하는 꼴찌학교로 집계되었다.

학교주변은 온통 원룸 월세로 평균 30만원에서 35만원이 대세다.
전세는 찾아보기 힘들고 좀 멀리 떨어져서라도 전세가 나온것은 
방 하나가 최하 4천만원, 두개는 5천만원 이상이 대부분이었다.
아주 멀리 단독 주택에 부분적으로 딸린 싼 방들을 빼면
학생이 등하교하는 방은 모두 그런추세다.
월 30만원에 자취, 혹은 45만원 정도의 하숙, 
둘 중의 하나를 선택해야만 할 상황이다.
수입은 하나도 없이 매달 그 많은 돈을 까먹으면서 학교를 다녀야한다니.

친척중의 어떤 분은 아이들이 대학도 포기하고 일해서 
엄마병원비를 벌어야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난 정말 그 말이 싫고 가슴아팠다.
가난과 족쇄를 대를물려 아이들 인생마저 망칠바에야 
차라리 우리가 빨리 세상을 떠나서 아이들 자유롭게 살게 해주고싶다.
도움을 주는 부모노릇은 못해도 신세를 망치는 부모가 되긴 싫다. 
그럼에도 이미 둘째 아이는 발목을 잡아서 진학도 못하게 했지만...

머리가 아프다.
큰아이는 대학등록금을 달라고 할 형편이 안되니 학자금대출을 받았다.
그것도 부담이 된다고 군대를 1년 추가근무를 하면서 얼마를 모아서 나왔다.
이자, 원금상환 부담등 취업이 늦어지면 안고갈 신용불량자 걱정을
떨치겠다고 애쓰고 시험보고 추가 근무한 아들의 피같은 돈을 
월세나 생활비로 다 날릴판국이다. 
여기저기 방을 뒤져보고 이런저런 궁리를 하다가 늦게 잠이 들었다.

잠든 나를 흔들어 깨우는 아내,
몸살감기 외출피로, 숙소 고민에 지쳐 간신히 잠든 몸이 뒤틀린다.
소변이 차서 배가 아픈데 더 미룰수가 없었나보다.
거의 날마다 하는 새삼스럽지 않은 일이건만...
시계를 보니 영락없는 새벽 1시에서 2시사이,
다음이 6시에서 7시 아침 먹기전,

보통 사람들이라면 방광에 가득찬 소변이 저녁에 나오면
다음날 아침까지는 참고 간다. 특별히 많이 물을 마시지 않은 경우는,
하지만 작아지고 마비된 방광은 그렇게 길게 가지를 못한다.
언제까지 이러고 살아야할까?
스스로 입구가 열어지고 닫을수 있는 신경이 마비된 사람,
그것은 직장 항문도 마찬가지로 마비되어 열어지지가 않는다.
강제로 좌약을 넣어서 요동을 시키고 열고, 그것도 안들으면
장갑을 끼고 젤을 발라 손을 넣어 빼내야한다.
몇 번에 한번씩은 그러고 있다.

이런 처지로 내일이 최고의 날, 가장 행복한 날이 되기는 할까?
내가 하루만 없어도 소변주머니를 차고 배변처치를 해대야 하는 사람,
내가 아니면 누구라도 있어야 채워진 소변주머니도 비워줄테니
혼자 살기는 틀린 사람, 그 가족에게 '내일'이 무슨 의미일까?
오늘만 살기에도 가끔은 지치고 울화통이 터지고 슬픈데...

'가장 좋은 날은 아직 오지않았다!'라고 나도 폼나게 말하고 싶다.
그러나 이렇게 새벽에 깨워져 뒤틀리는 몸으로 닫혀진 소변을 빼면서
기적이라도 생기지 않으면 그 말은 쉽게 안나올 것 같다.
매인 몸, 닫힌 몸, 어떻게 손쓸 수 없는 가장이라니...
그런데도 내일은 최고의 날??

만약 내가 하나님을 몰랐다면?
내가 하나님을 만나지 못했다면?
그 하나님의 천국, 영원한 생명의 나라를 믿지 못했다면?
그걸 증명하고 보여주러왔다간 예수님이 없었다면...

아마도 난 내일이 없는 최악의 불쌍한 사람으로 끝났을 것이다.
내가 아니라 누구라도 이런 상황에 몰리면 그럴것이다.
살아 있음이 더 무겁고 절망스러운 운명으로!
그러나 내겐 마지막 날, 최후의 내일이 기다리고 있다.
이 모든 댓가를 다 치르고 언젠가 손에 쥐어질 'next one!' 이...

일본의 어느 작가가 말했다.
배고픔을 다음에 맛있게 먹을 투자로 기꺼이 생각하지 못하면
그것은 단지 고통일뿐이고,
잠 못잠을 마침내 단잠을 더 깊이 자게 해줄 이유로 넉넉히
기다리지 못하는 사람은 고문일뿐이라고!
이 힘든 오늘이 비록 이 땅의 내일에는 돌아오지 못할 투자겠지만
마지막 날, 마지막 내일엔 분명히 나를 해방시키고 보상을 해주리라,
크고 영원한 자유를 분명히 주리라 믿는다면 어찌 고통과 고문만일까!

단지 지금 내게 필요한 것은 배부른 먹을 것과,
두 다리를 쭉 펴고 누울 좋은 잠자리가 아니라,
주저앉지 않고 다시 일어나 또 걸어갈 힘이다. 의욕이다!
그리고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으면서 온 세상에 가득숨어 존재하신다는
약속을 지켜주실 분을 믿는 신뢰가 필요할 뿐이다.

이 새벽에,
그 분이, 그 약속이 안 믿어진다면??
이 절망적인 오늘과 이미 지난 어제를 억울해서 어찌 견디랴...

가장 좋은 날은 아직 오지 않았다!
가장 좋은 자유는 아직 내게 주어지지 않았다!
가장 필요한 것들만 순간마다 내게로 채워지고 있다!

이 믿음을 깨는 놈은 
지옥까지라도 따라가서 패주고 밟아주고 말리라.    
안그러면 나는 오늘, 이 순간도 견딜 수 없어져 무너질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