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지않은 신용불량자의 투병...
저는 자정을 넘긴 이 시간도 길을 방황하다 돌아왔습니다.
산책과 운동이라는 듣기 좋은 이름으로 돌아다니긴 했지만,그 시간동안 떠올린 생각들이나 달래보는 마음들, 일상은 그리 아름답지 못합니다.
이 하소연들은 내일이나 불편하다 싶으면 또 지울겁니다.
어제는 집사람이 아프기전부터 있던 아이들 교육비 빚에,
아프면서 더 보태진 대출금들이 아내를 신용불량자로 만든
카드회사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저녁밥을 먹을려는참에 걸려온 그 금융사의 독촉전화는
결국 저녁밥도 못먹게 저를 다운시켜버렸습니다.
형편을 설명하고 죄송하다고 법적으로 집행해달라고 3년이 넘도록 말해도
그렇게 안하면서 아내는 신용불량자로 만들어놓고 두어달마다 계속 괴롭게 합니다.
아이들이 알까봐 많이 부끄러우면서도 갑작스런 이런 상황에 난들 어쩌라구요....
직장만 다닌다면 내가 고집을 부려서라도 갚고싶다고 까지 말해도 안듣습니다.
때론 차라리 나를 교도소로 보내달라고 말했습니다.
일을 한다면 많지도 않을 돈 천 이삼백만원에 사람이 수모를 당합니다.
그것도 처음엔 5-6백만원에 일도 못하면서 쓴 병원비 대출금이 보태져
3년이 넘어가니 천만원도 안되던 것이 불었습니다. 놀라운 속도로...
분명 우리가 잘못이긴 합니다. 여지껏 들어간 병원비에 비교한다면
새발의 피도 안되는 것들인데도,
지금은 그것도 갚을 능력이 안되는걸 어쩌나요....
그것 때문에 의료비나 주택구입대출금도 자격 박탈당해
정작 우리가 더 큰 불이익을 보면서도 못갚는 우리의 답답함을
은행은 모릅니다. 딱하게도,
이 와중에도 저는 버틸 명분을 찾고 있습니다.
사방에서 우겨쌈을 당하는 중에도 꼬꾸라지지않고 버틸 지푸라기를...
아이는 아이대로 힘들다고 자꾸 집밖을 돌아다니고,
아애는 아내대로 오랜 투병생활에서 오는 합병증 부작용으로 불안을 더하고,
내가 무슨 돌덩어리인줄 아시는지 하나님은 지켜만 보십니다.
가끔은 제가 밟아도 밟아도 죽지않는 지독한 지렁이나 벌레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어쩌면 이렇게 모질게 버티는지...
하긴 욥이나 요셉을 떠올리면 쨉도 안되는 비교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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