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투병일기

나는 특별하다! 나는 특별하다...

희망으로 2011. 9. 17. 10:46


아침일찍 간호사가 사전 회진을 왔다.
어제밤에 좌약을 넣고 장청소(큰일보기)를 하면서
예외없이 두어시간이 걸렸는데,
설사가 또 시작되었다ㅠ.ㅠ ...

급하게 약하나를 밤에 먹고 잤는데
새벽부터 확인하러 온 것이다.
배도 아프고, 약을 계속 달라고 했다.

좀 있다가 다른 간호사가 교대하고 와서 또 물어본다.
보통 하루에 세번은 같은 질문과 대답이 오간다.
교대할 때마다 넘겨 받은 걸 확인하러 오니....

설사에 복통에 또 하나 추가요!
먼저 뽑아낸 오른쪽 엄지 발톱에 이어 
왼쪽 엄지발톱이 또 곪기 시작했다.
'내성발톱'
발톱이 살을 파고 들어거 곪기 시작하는 것!

아침밥은 다시 곤두박질쳤다. 
두어 숟가락, 건강한 사람들이라면 딱 한숟가락 분량....
속이 쓰리고 배 아픈데 병원 반찬은 정말 안넘어간단다.
그나마 누군가 해준 집 반찬으로 조금씩 먹던걸
설사때문에 중지해버리니 먹을게 없다. 
에휴~~~

돌아서는 간호사의 옆구리에 대고 외쳤다.
또 하나 추가요!~
안약이 다 떨어져가요. 하루이틀이면 없겠는데요!
뭔 약이 이리 많이 필요한지....

보내고 내가 좀 놀렸다.
다른 사람보다 당신은 간호의무기록지에 적을게 참 많아!
심심치 않아서 좋을거야?
보통은 '어제와 같음' '어제와 같음' 이러는데
당신은  눈-> 배-> 발톱-> 다시 위장....
얼마나 적을게 많아?
간호사들끼리 그럴거야! 

405호 안정숙씨 오늘은 어디가 아프데? 이러면서...

근데 왜 실실 웃고 있는거야?
뭐가 그리 재미있다고,
아! 나는 특별한 사람이야! 
'나는 특별하다' '나는 특별하다' '나는 특별하다' ~~~~
그러나?

속으로 '그래, 그 바람에 나도 특별하게 산다, 에고....'그런다.

오늘도 특별한 날! 이 시작된다.
아침 8시 좀 넘은 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