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6주만에 국립암센터를 다녀왔습니다.
혈액검사를 하고 방광사진도 찍었습니다.
조금씩 높아지는 혈액속 면역세포들의 수치가
이번에는 넘어가기가 좀 힘들어보입니다.
7차 항암주사를 맞아야할 것으로 예정입니다.
연락을 주는데로 다시 가기로 했습니다.
크게 힘들일은 없는데 보험도 되지 않는 주사비용이 부담입니다.
250만원 안팎정도의 항암제 값이 아직 마련되지 못했습니다.
지난번 방송으로 모아진 것을 모두 그간 빚을 갚고도
아직 거의 천만원정도 빚이 남아 있는 상황이라 더 부담이 됩니다.
사회복지실을 찾아가 희귀난치병 지원 신청했던 것을 확인했습니다.
그러나 예산 소진으로 선정되지 못했다는 결과를 들었습니다.
그 하나를 많이 기대했었는데...
또 다른 무슨 길이 열리겠지요.
지금까지 지나온 숱한 고개들이 다 걱정을 덜어내고 해결되었듯...
그래도 아내와 둘이는 말이 줄어들었습니다.
자꾸 비집고 들어오는 침묵이 무겁게 느껴집니다.
말을 참아도 아내 역시 고민을 하고 미안해하는 것 같습니다.
벌써 일을 하지 못한지도 2년,
아무런 수입도 없이 여기까지 온 것 자체가 드라마 같고
작은 기적들의 연속이었습니다.
없으면 없는데로,
풀리면 풀리는데로 그나마 감사하며 지내기로
밥상머리에서 둘이 다짐하고 확인을 또 합니다.
아무리 불행한 일도 생각하기에 따라 다행이 되고
지옥에서조차 행운을 발견할 수 있다고 둘이 낄낄거렸습니다.
더 안좋은 상황에 빠진 사람을 찾아내놓고
우린 행운아다! 할 수 있다고 맞장구를 쳐봅니다.
그렇게 밥에다 작은 돌하나를 섞어 삼키면서
조심조심 입맛 떨어진 여름날 식사를 했습니다.
어제 외래 나들이가 많이 덥고 힘들었나봅니다.
오후 내내 퍼져 잠만 자고 몇숟갈 먹은둥 하곤 또 쓰러집니다.
열이 났다가 추웠다가...
오늘 작업치료시간에 결국은 퇴짜를 맞았습니다.
얼굴이 많이 안좋아보이고 기운이 너무 없어서 쉬라고...
몸도 마음도 지친 한여름밤의 추억입니다.
다시 좋은 일을 보기 위하여 생기는 조건들을 잘 받아들이고
더 큰 감사와 평안을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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