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3일, 삼겹살은 먹지 못했지만’
결국… 피하지 못했다
친정 아버지 장인 어른의 1주기인 3월1일
조마조마하던 내 불안이 맞고 말았다
아내에게는 연락도 한번 없이
형제들만 모여 추도식을 끝냈다는
소식을 들은 아내는 울음이 터지고 말았다
아픈 아내는 사람 대접도 못받는다며
억울하다고, 버려졌다며 통곡했지만
내가 보기에는 아버지를 이별한 슬픔이
또 보고 싶은 그리움이 바닥에 고여 있었다
무시해서가 아니고 무심해서 그런. 면도 있었다
아픈 사람이 어차피 오지도 못하니
공연히 슬픈 기억을 다시 일으킬까봐
연락을 안한 거 아닐까 싶다
하여간 나는 이번에도 달래느라 씨름하다가
작년처럼 또 바깥 바람을 쐬러 데리고 나가야 했다
몇 년 동안은 아마도 아버지 기일마다
비슷한 홍역을 치를지 모르겠다
그래도 수목원을 한바퀴 돌고 나서야
아내가 미안하다고, 고맙다고 말해주었다
휠체어를 밀며 언덕 경사를 오르느라
추운 날에도 땀 흘린 대가는 있었다
‘ 그저 모든 게 감사하지 뭐~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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