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과 나, 우리는 서로 다른 이유로 웁니다'
방이 3개는 있는 아파트에 살고 싶고
너무 오래 되지 않은 깨끗한 차가 한 대 있었으면 좋겠고
아이들이 안정된 직장에 다니고 결혼도 잘했으면…
나는 그런 이유들로 종종 우울해집니다
그것들은 지금 현재는 내게 없는 것들이기 때문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한결같이 바라는 것, 그게 무엇이든간에
그 공백과 부재와 아득한 것들을 자꾸 생각하다가
나는 나의 능력 없음과, 그런 걸 물려줄 인맥도 없었음을
원망에 이르도록 아쉬워하다가 탓하기도 합니다
그것들은 어쩌면 내가 이 세상을 마칠 때 까지는 물론이고
두 번, 세 번은 죽었다가 태어나도 소유가 불가능할 지 모를
내게 없는 것들, 내가 가지기를 바라는 그저 욕심들입니다
그렇게 멀리 있고 다 가질 수는 없는 것들로 울게됩니다
웃음도 자주 잃고 얼굴은 찌푸린채 살게됩니다
내가 우는 그 날들에 또 다른 누군가가
나와는 다른 이유로 울고 있는 줄은 몰랐습니다
작은 빵 몇 개를 사서 허기지면서도
노느라 정신없는 아이들을 찾아가 나누어 먹고
넉넉하지 못한 이웃에게 혹시 필요한 안 비싼 살림
한 두가지를 사서 들러 선물하며 커피도 마시고
자녀들이 일이 잘 안풀려서 기죽어 있을 때
불러내어 같이 맛있는 거 먹으며 격려해주는 부모가 되는
그런 언제나 할 수 있는 일을 하지 않는 내 모습에
안타까워 하시며 어느 때는 우신다고 합니다
하늘의 아버지 하나님께서…
나는 자꾸만 작아지고 무기력해져서 스스로를
우주 속의 버러지 한마리라며 자조하고 꿈틀거리는데
하나님은 나를 우주보다 무겁고 소중하다며
자꾸만 비하하는 내 모습이 속상해서 참을 수 없답니다
어떻게 죽음의 세상에서 건져내며 지켜가는 자식인데…
행여 구덩이에라도 빠질까봐, 달려드는 차에서 막으랴,
메마른 가뭄에 목마를까, 넘치는 폭우에 쓸려갈까,
오만가지 위험으로부터 알게 모르게 막아낸답니다
쉴 새 없이 장마철 먹구름처럼 몰려오는 죄의 유혹에서도
시시틈틈 흔들고 깨워 사망의 올가미에 안걸리게 애쓰는데…
그걸 몰라주고 원망이나 하니 슬프답니다
아마, 내가 그걸 다 인정하고 이 악물고
하나님이 바라시는대로 작은 실천을 하며 살 가능성은
앞으로도 많이 희박해보입니다만, 사실은 사실입니다
그저 조금씩 하나님의 선한 삶을 향한 기대를 수용하며
내가 만드는 지옥에서 날마다 1센치씩이라도 벗어나는
그런 은총의 날을 빌며 기다릴 뿐입니다.
다만 은총으로만 가능한 그런 기적의 순간이 오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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