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기도’
어느 밤은 믿어져서
편히 잠이 들고
어느 밤은 안믿어져서
잠을 못이루고
이런 날 저런 날로
오가며 살아지네요
많은 두려움을 밀어내고
고단한 원망도 사라지는
온전히 사랑하는 법을
배우고 싶어요
아버지를 믿으니 근심없이
편히 잠들고 싶어요
살든 죽든
가난하든 부유하든
건강하든 아프든
그 모든 날에
마음 평안 하나면 족하니
부디 봄날 햇살처럼 주소서
###
아내가 물었습니다
사흘만에 배변을 보다가
삼십분을 간신히 넘기고 힘이 없어
그냥 중간에 침대로 돌아왔습니다
불안해서 기저귀를 차고 난 후에…
“당신은 언제 그런 생각이 들어?
이제 마누라 간병 충분히 할만큼 했다!
그런 생각…”
“왜 그런거 물어?”
아내는 좀 슬픈 얼굴로 자조하며
이제는 화장실 볼 기운도 없어서
큰일났다 서글퍼져서…라고 합니다
화난듯 대꾸하다가 조심스러워졌습니다
그 마음이 얼마나 서러울까? 불안할까?
목소리 낮추고 부드럽게 답했습니다
“당신이 어딘가 고장나고 나는 속수무책일 때
그럴때면 무기력한 내가 겁나고 미안하고
그래서 속으로 그러지, 난 더 할게 없네
여기까지가 내 한계야! 라고…
안그러면 나도 버틸 수가 없어서 변명처럼 해!”
갈때가 된것같다는 말에 화를 냈습니다
누군 안가? 그런 사람 어딨어?
단지 좀 빠르거나 아프다 가는 차이 뿐이지!
화를 내기는 해도 속으로 안쓰럽습니다
그게 얼마나 속상하고 불안한 일인데
나도 아프면 철렁 겁나는 경험해봤습니다
마땅한 위로도 대답도 못찾아 그럴뿐…
이런 날 밤에는 어김없이 잠을 못이룹니다
정작 아내는 씨름하고 견디다 고단해 잠이 드는데
안아픈 내가 더 잠 못자는 곤혹한 밤입니다
이럴 때는 더 간절해지는 기도입니다.
'이것저것 끄적 > 길을 가는 사람...' 카테고리의 다른 글
꽃들의 잔치 (0) | 2021.08.29 |
---|---|
철인 100종 경기 (0) | 2021.08.29 |
선택의 결과 (0) | 2021.08.29 |
다시 하는 기도 - 아주 작아지기를… (0) | 2021.08.29 |
아내의 가장 큰 소원 (0) | 2021.08.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