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저것 끄적/길을 가는 사람...

이와 같은 날에는 난 기도하네

희망으로 2021. 7. 26. 10:14

<이와 같은 날에는 난 기도하네>

 

숨이 붙어 있어 

하루 하루 산다는 것은 

참 슬픈 일인 것 같아

더구나 나이들어가며 사는 것은

아무리 잘보내봐도

목숨이 하나에서 둘 되는 법 없고

망가진 지병이 싹 사라지는 법도 없다

사랑하는 사람이나

어릴적 친구가 떠나지 않는 보증도 없고

새 친구가 두배 세배 늘어나는 수지맞는 일도 없다

그저 현상유지나 본전이 최고의 날이 되어

감지덕지 행운으로 여기게 되지

그러니 나이들어 살려면 

뭔가 달라져야 할것 같다

더 오래 살기와

더 많이 소유하기

더 많이 이름 날리기

그런 목표 욕심을 접고

새로운 희망이나 대상을 잡아야

슬픈 나날에서 벗어날 것 같아

짧은 순간에서 긴 기쁨을 느끼고

작은 좁쌀에서 우주를 보는 것

나누면서 부자기분 내기

상실과 이별을 끝이나 벌이 아닌

잠시 헤어짐이나 과정으로 받는

또 다른 소망을 그리고 멀리 보는 등

그러지 않으면 자꾸만 자다가 깨어

새벽을 보내도록 뒤척이는 서러움에서

한 발자국도 못 벗어나 너무 싫기에...

 

“하늘의 아버지, 제발 새로운 생각과 마음 주소서!

하루를 주신 생명이 감사로 느껴지도록! 아멘”

 

* 그림책아저씨의 ‘아빠의편지~낙담의때’

 

2021.04.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