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저것 끄적/길을 가는 사람...

시간은 누구 편도 아니다

희망으로 2021. 7. 25. 16:47

<시간은 누구 편도 아니다>

 

우리 병실로 새로 입원한 할머니  분이 이틀째 심한 코골이를 한다.

밤새 잠을 설치고 맞이하는 아침이  젖은  입은  무겁다.

 

당신이  할머니처럼 코를 골았다면...  지금까지 같이 못살았을거야!”

 

새삼 아내가 고맙다우리집 누구도  그런걸 이제야 실감했다.

일부러 그러는 것도 아니고 쉽게 고칠  없는 코골이... 어쩌지?

지금까지 여럿 그런 환자들이 몇달씩 우리를 힘들게 하고 지나갔다.

어떤 분은 가족들이 하도 성화를 부려 집에서도  방에 살았다고도 했다.

늙기도 서럽다는데 그런 불편한 문제까지 안고 있다면... 끔찍하다.

이번에도 몇달을 견디면  지나가겠지전에 그런 것처럼.

시간이 부디 빨리 가기만 빌면서 속으로 ‘죽었다!’ 각오 한다.

 

하지만...시간내가 얼른 지나가기를 바라면서도 한편 기대를 접는다.

아마도  1초도 빨리 가주지 않을 거라는 경험에서 나온 짐작을 한다.

아무리 힘들어도아무리 빌고 빌어도  시간은 똑같이 흘렀다.

고통스럽고 악몽속에 허우적거릴 때도 흔들림 없이 일정하게 가고

속은 속대로가진  있는 모든 것을 작살내고 지나갔다.

반대도 마찬가지다아무리 행복하고 구름위에 오른  같이 기쁜 날도

시간은 멈추어주거나 느리게 지나 가는 법이 없다

성공한 사람도 죄를 지은 사람에게도 시간은 똑같이 흐르고 

결국은 모두를 소멸시킨다.

역사속에서 기세등등 행세하던 로마도 사라졌고 

 로마에 핍박받아 지옥같던 식민지 작은 나라들도  사라졌다.

시간은 그렇게 누구의 편도 아니다시간은 시간만 영원히 동행할 뿐이다.

누가 세월은 화살과 같다고 했던가어쩌면 저승사자와 같은  모른다.

 한명도 예외없이 우리를 먼지로 만들고 최후의 심판자리에 앉힐 거다.

 

어느  거울에서 나는 희끗하고 숱이 적어진 아버지의 얼굴을 보았다.

 모습을 보여준 거울 속에서  느낌은 놀라움 슬픔 두려움이었다.

 마음은 언제나 젊은 나를 기억할 뿐인데 거울속 아버지를 닮은 모습은

30 넘는 세월시간이 종이로 접힌  다가와 있었다.

그럼... 10혹은 20 후면 아버지의 길을 따라 나도 세상을 떠나겠지?

사라지고 없어질  세상에서 내가 붙잡고 애쓸 대상이 무엇일까?

 아버지가 지금  세상에 어떤 대상으로 있는지 돌아보니... 없다.

이름만 남아 가끔 떠오를  누구에게도 어떤 방식으로도 영향이 없다.

나는 다를까거의 다르지 않을 것이다.

아버지가 평생 감당하다 가지고 가셨을 생의 고통 숙제 후회  무엇도

벌판에 지나간 바람의 흔적처럼  의미 없어질 것이다.

나도 별로 다름이 없을 것이다.

 

시간은 누구의 편도 아니다.

성공하여 축배를 드는 사람이나 불행과 가난으로 괴로운 사람에게나

무심한  부러워도 않고 동정도 하지 않고 지나 가고 있다.

우리만 착각한다행복한 모두는 시간이  편인듯 천천히 갈거라 하고

아니면 고통중인 사람들은 밀어내면 빨리 가줄 것이라고 몸부림을 치거나.

예전 외국 여행   시계탑 앞에서 한참을 바라보았다.

그곳 현지 사람이나 여행객인 내게나  일초도 다르지 않게 가고 있었다.

마치 과학의 산물이 아니고 신의 창조물 같이...

 

하나님공연한 오만이나 괴로움 없이 그저 하루를 보내게 해주세요.

너무 지나친 기대나 과한 비탄에 빠지지 않기를 바랄뿐입니다.

오는 아침이나 보내는 저녁을 곁에서 걸어가듯 살게 해주세요 아멘!”

 

2020.1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