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선물은 사랑의 마음>
‘띵동!’
카카오톡 알림 소리에 핸드폰을 보니
‘우리 병원 도착했어요!’
강원도 사는 주은이네 가족들이 시골 가는 길에 우리를 보러 왔다.
며칠 전 주은이 엄마가 미리 전화가 왔었다.
요즘 병원이 문병객 통제라고 하는데... 볼 수가 있는지를 물어보려고.
아쉽지만 아직도 면회도 안되고 우리도 나갈 수 없다고 대답했다.
그럼에도... 주은이네는 잠시 들러 선물이라도 놓고 가고싶다고 했다.
1층 문앞을 지키시며 체온을 재고 출입자 명단을 기록하는 경비아저씨에게
맡겨 놓고 갔으면 한다고, 오게 되면 문자는 주신다고 했다.
‘잠시만 기다려줘요!’ 답장을 보내고 계단을 얼른 내려갔다.
아이들이 긴 시간 차를 타고 가는 동안 지루할 것 같았다.
그래서 가며 마실 쥬스랑 초코렛 한통씩을 각각 다른 색 쇼핑백에 담았다.
아이들거 4개랑 엄마아빠 먹으라고 다른 봉투 하나!
5년전인가? 어느 날 병실로 아무 사전 연락없이 쑥 들어온 가족
아직 돌 막지난 막내를 안고 무려 6명의 대 가족이었다.
가장 큰 아이가 초등학교 2학년이었던가? 주은이!
그런데 어느 사이 중학생이 되었고 모두 개구장이 아들들이 줄줄이다.
아이들이 보고싶다는 내 말에 아이들 사진을 선물처럼 보내왔다.
병원 도착했다는 문자와 동시에 가족들 사진이 여러 장 카톡으로!
아이들은 오면 늘 손모으고 아내의 병 회복을 기도해주었다.
이번에는 당연히 못 올줄 예상했지만 확인할 길은 없었다
그동안 한번도 서로 연락을 안했었기 때문에...
서로 전화번호도 모른 채 그냥 명절이면 선물을 들고 병원으로 왔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주은이네가 갈말에 내 전화를 물어보며 연락처를 남겼고
내가 전화를 걸어서 처음으로 통화를 했다.
참 무심했다. 나도... 차마 연락처를 달라고 말을 못했다. 행여 부담줄까봐...
이번에도 아이들은 마음과 기도를 담은 이쁜 편지를 가지고 왔다.
우리집 막내 나눔이가 그림편지를 손 뗄때쯤 하나님은 주은이네를 준비하셨다.
참 빈틈없고 배려깊은 울 하나님~ ㅎㅎ
나는 차에 잠든 아이들을 깨우지 말라고 병원 입구 주차장에서 헤어졌다.
휴게소에서 아이들이 깨어났는지 사진을 보내왔다.
우리가 준비해준 황금 동전 초코렛과 과일주스를 모델처럼 손에 들고!
아이들이 참 곱고 예쁘게 자라고 있다. 엄마 아빠의 신앙심과 사랑속에!
어느 날에는 더 이상 우리가 만나지 못하는 날이 오겠지?
아이들이 자라고 혹은 우리가 병원을 나가는 어떤 상황이 변하는 때가 오면...
그래도 지금까지 전혀 연고없는 우리를 위해 주은이네 가족이 보여준
고마운 응원을 사는 마지막날까지 기억하고싶다. 힘되고 행복해지니까!
지독한 코로나전렴병 시대에 모두 얼어붙은 상황에 경비아저씨 눈치를 보며
아주 짧은 시간에 주고 받은 선물과 사랑나눔을 작전처럼 해치우고
아내와 병실에서 흐뭇하며 보내고 있다. 이런 맛에 또 살아 간다.
아침에 아내는 기도로 음료수가 넘어가 한바탕 쇼크를 일으키고 간호사 원장님 호출했다.
30분 가까이 뱉어내느라 졸도직전까지 갔다. 기도에 남은 음료를 석션으로 빼내고...
폐사진을 찍고 종일 침체되어 저녁까지 조심조심 쳐져서 보냈는데
다시 기운을 차려 하루를 마친다.
이 모두가 은혜다. 쓸쓸한 추석명절이 될 뻔 했는데 우리가 딱했나보다.
하늘에서 내려다보던 하나님 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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