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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싸움 잘 마치는 4가지 단계

희망으로 2020. 6. 14. 11:14

 

<부부싸움 잘 마치는 4가지 단계>

 

안싸우고 사는 사람이 있을까요? 

아니, 평생 한번도 안싸우고 살면 가장 행복한걸까요? 

아주 적은 사람들을 빼고 거의는 싸우며 살지요. 

안싸우고 사는 사람들에겐 이 이야기가 전혀 필요 없을테니, 

자주나 가끔 싸우며 사는 부부들에게 들려드립니다. 

 

아이들이 제가 집사람과 목소리 높이고 얼굴색 변신해가며 

다투면 슬슬 피하다가 종료된 담엔 핀잔주듯 말합니다. 

'제발 그만 싸우라고...' 

그럼 저와 집사람은 이렇게 말합니다. 

'우리가 언제 싸웠다고? 단지 의견차이가 있어서 토론한거 뿐이야!'라고, 

사실 틀린말도 아닙니다. 

일년에 한번 정도? 빼고는 거의 대부분의 열띤 장면은 그렇습니다. 

그 한번을 포함하고도 결혼하고 30년도 넘는 동안

뺨은 고사하고 손바닥으로 등짝 한번도 때린 적 없습니다. 

주먹만이 아니라 언어폭력도 쓴 적 없습니다.

오히려 진짜 싸움으로 들어가면 평소 반말도 존대말로 바뀝니다.

말로도 쌍 씨읏 단어 한번 쓴 적 없으니 뭐 우길 자격은 되지요. 

 

그래도 싸움으로 보이는 그 '의견차이'가 좀 심할 경우가 없다곤 못합니다. 

그럴때도 대부분은 그날 하루를 넘기지 않고 화해하고 

분을 품고 잠자리에 들진 않는다는 철칙을 대부분은 늘 지켰습니다.

며칠을 간 것은 30년 넘는 세월에 열 손가락도 못채울 정도입니다. 

그것이 가능했던 이유가 몇가지 있습니다. 

하나는 제가 싸우고나면 싸운 내용은 잊어먹고도 

인생의 동반자와 싸움이나 하고 산다는게 한심하고 분합니다.

그걸 못견디고 자조하며 씩씩거리는데 그게 너무 힘듭니다. 

그래서 죽기살기로 어지간하면 그런 반복안하려고 무지 피하지요. 

또 하나의 이유는 제가 여자의 눈물엔 무지 약합니다. 

멱살쥐고 덤비는 남자나 여자와는 싸움을 계속할수있는데 

울어버리면 모든게 끝! 입니다. 전의가 사라집니다. 

아내와 막내딸아이는 그 치명적인 수법을 너무 잘 사용합니다. 

그러니 애당초 싸움을 멀리합니다. 

그래도 화나고 충동적인 순간이 부지불식간에 생기면 위태롭습니다.

워낙 성질이 급하고 다혈질인 제게는 위기고 폭탄입니다. 

그 위험요소가 줄어들고 빨리 진화가 되는건 

순전히 오랜 신앙생활과 후천적인 교육덕분입니다. 

 

아내가 심한 난치병이 걸리고, 

혼자서는 생명유지를 위한 가장 기본적인 먹고, 싸는 것조차 

불가능해지면서 또 다른 종류의 싸움이 되었습니다. 

예전에 각자 알아서 모든 것이 가능할 경우는 

이삼일 서로 아무 도움도 청하지않고 지낼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아픈 이후론 아내는그것이 불가능합니다. 

생각해보십시오. 

기껏 다투고 아직 거친 숨도 가라앉지 않았는데 

밥도 먹여줘야하고(밥은 굶는다치고), 대소변도 보아야하고 

제때 약을 먹여주거나 급하면 응급실로 데려줘야하는데 

싸운 뒷맛을 곱씹고 있을수가 있겠습니까? 

막말로 나는 휭!하니 나가서 바람이라도 맞고 오면 좀 나아지지만 

아내는 싸운 침대에 누운채 그자리에서 다 삭혀야합니다. 

그러니 그걸 모르는체 배짱을 부리기는 내 맘이 너무 불편합니다. 

그래서 '심한(?)의견차이' 말다툼이라도 하게되면, 

순서에 입각해서 잘 싸우는 코스로 들어갑니다. 

이제 우리 부부의 잘 싸우는 법을 이야기 하겠습니다. 

 

부부싸움이 많이 그러듯 자식들 관련해서 일어납니다. 

언젠가 딸아이가 또 집에를 안들어가고 친구집으로 갔습니다. 

나는 아내에게 숨기고 아이를 편들려고 하고

아내는 딸아이를 걱정하면서 둘이 대충 둘러댄다고 화가 났습니다.

그 바람에 저녁도 둘다 팽개치고 미루어놓고 심한 말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심한 말이라고 해봐야... 기껏 이런거지요. 

'앞으론 당신이 아이들하고 직접 다 결정해! 

아이가 집에서 자던 나가서 자든! 뭘 사던지 팔던지! 

전화 오면 전부 넘겨줄테니!'   

극단적으로 몰아부친다고 화가 나 들던 수저를 쟁반에 그냥 집어던지며, 

밥 국 뚜껑들을 도로 덮어버리며 항의하는 아내... 

그 순간부터 얼굴을 피하여 둘 다 딴 곳을 보고 침묵에 들어갔습니다. 

...그러나 곧 소변도 빼야하고, 약도 먹어야하고, 

그래서 속으로 싸움 빨리 끝내고 가볍게 돌아가기 작전을 궁리합니다. 

 

첫번째! 1단계는

‘공간적으로 떨어져서 열기를 식히며 자기를 돌아보기’ 입니다.

이 단계에서 중요한 포인트는 분위기나 말투를 조심해야 합니다.

나 화나서 집 나간다는 분위기나 너 보기 싫어 가신다는 말투는 큰일납니다.

어디까지나 용무가 있어서 잠시 나갔다온다는 알림이나 허락을 구하는 듯

상대에게 들려야 성공적인 일단계가 됩니다. 

 

“나 위층에 커피 한잔 빼러 갔다온다!”

 

싸운 사람과 분이 난채로 가까운 사정거리 안에 있으면 

백이면 백번 스파크가 뭔 일로든 또 생깁니다. 

혼자 있게되면 여유도 생기고 숨고르기가 됩니다.

억지부리지 않을 정도가 되면 비디오 되감기 다시보기 모드로 봅니다.

그러다보면 각자 짐승이나 휘발유 머금은 장작에서 사람으로 돌아옵니다. 

 

두번째! 2단계는 

‘먹어서 기분나빠지는법 없다!’ 입니다.

누구나 한두가지 다른 것보다 즐겨 먹는 대상이 있고, 

특히나 기분까지 좋아지는 먹거리가 꼭 있습니다. 

그것도 전혀 모를 정도면? 그건 진짜 피터지게 싸움질할 사이네요. 

그 좋아하는 먹거리를 내가 먹고 싶어 마련한것처럼 하면서 슬쩍 권합니다. 

그게 가능하냐구요? 

진짜로 오래 싸우고 싶은 작정이 아니라면 그 정도 참을성과 연기는 해야지요. 

아님 좋아하는 음식도 빼앗아 치우고 더 큰 싸움판으로 만들던지...

 

세번째! 3단계는

‘상대가 필요로 하는 도움을 주는 것’입니다.

누구나 자기 힘만으로는 잘 안되거나 모자라거나 하는 부분이 있지요.

그 필요로 하는 부분, 일이거나 돈이거나 사람 사이거나 뭐든지간에!

평상시나 다툰 시기에 알고 있는 그 부분을 도와주면 됩니다.

아내의 경우, 아니나달라요? 

시간되니 영락없이 닥치는 넬라톤 소변빼야할 신호가 왔습니다. 

이럴때 잘 해야합니다. 

사람은 대개 자존심이 있는 동물이라 신세지거나 민망할 때 예민해집니다.

이상한 공격성을 발합니다. '방귀 낀놈이 성낸다'가 그래서 나오는 겁니다. 

그러니 너무 생색내지도 말고, 반대로 너무 하기 싫은 태도로 하지도 말고 

당연히 할일을 한다는 분위기로 슬그머니 도와주시면 대부분 고마워합니다.

오히려 다투기 전에 해줄 때보다 더 크게, 더 깊이 고마워합니다.

 

네번째! 4단계 마지막은 

‘같은 곳을 바라보며 웃기!’ 입니다.

분도 풀리고 미안함도 조금 생기고, 그러나 서먹하기도 하고, 

그럴때 사람들을 툭툭 털어버리게 하는 수단은 웃는겁니다. 

그러나 그게 아마추어들이 쉽나요? 남을 웃긴다는게~~ 

그래서 미리 받아놓은 코미디영화나 개그콘서트 같은 볼거리를 돌립니다. 

정 없으면 티비를 이리저리 돌려서 그런 채널이나, 

케이블방송에서 안보기가 더 힘든다는 1박2일 재방송이라도 보는겁니다! 

같이 낄낄 웃다가 끝났다고 다시 전투모드로 돌아가는 사람은 별로 없습니다. 

만약 상대가 냉정(?)하게 매번 인정사정없이 그런다면? 

같이 살지 말지를 정말 신중하게 깊이 판단해보시기를 권합니다. 

인정사정없이...

 

그렇게 우리 부부의 싸움은 끝이 났습니다. 

...그러나 사실은 다툴 때마다 마음 아픕니다. 

싸우고도 멀리도 못가고, 외면도 못하며 돌봐야하는 내 속도 안되었지만 

그러고도 온갖 손길을 빌려야만 하는 아내는 얼마나 처참하고 서러울까요? 

해도 안해도 되는 도움도 아니고, 

하루나 이틀만 못하면 죽고 사는게 달려있는 것들이니... 

실재로 전에 소변이 12시간만에 방광에 1800밀리가 넘게 차서 

방광이 터지거나 신장으로 역류해서 죽을뻔한 일이있었습니다. 

소변주머니가 막힌줄 모르고 방치되었던 끔찍한 경험... 

 

'아픈만큼 성숙한다'는 말이 있지요. 

제대로 잘 다스린다면 부부사이에서는 

'싸운만큼 정이든다'는 사실을 자신있게 말할수있습니다. 

각자 스타일이나 상황에 맞는 몇단계의 '부부사이에 잘싸우는 법'을 

배우고 익혀서 행복하시면 좋겠습니다!

오늘은 여기서 끝!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