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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종종 슬퍼지는 이유

희망으로 2018. 1. 29. 14:05

 

<내가 종종 슬퍼지는 이유>

 

김해에서 진영으로 가는 버스에서 만원이 되자 먼저 타고 있던 사람들이 두 부류로 나뉜다.

 

기사님요 그만 태우소! 비잡다!” 하는 사람들과

안으로 좀 더 들어갑시다! 같이 타고 가게라는 사람들로.

 

한 쪽은 자기를 중심으로 모든 판단과 행동을 하고 또 다른 한 쪽은 남의 처지와 고통에 공감하며 사는 사람들이다. ‘진보와 미래라는 책에서 나온 이야기다.

 

그런 점에서 그리스도인이야말로 후자로 살아야한다. 왜냐하면 우리가 따르는 예수가 그렇게 살았기 때문이다. 그렇게 살려고 세상에 왔고 그렇게 살다가 죽었기 때문이다.

 

이어령박사가 크리스천투데이라는 기독교매체와 대담에서 그랬다. 지금 암에 걸려서 3번이나 수술했지만 일체의 약도 먹지 않고 다가오고 있는 죽음을 정면으로 보며 나의 종교는 이제부터다!”라는 마음으로 살고 있다고.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사건이 탄생과 죽음인데 탄생은 이미 지나온 것이고 정말 알고 맞이하는 것은 죽음 한가지뿐이라고 말했다. 모든 것을 사라지게 하는 죽음에 대해 과학 정치 경제 어느 분야도 깊이 받아들이지 않는다. 살아 있는 것에 대해서만 관심을 가지는데 죽음에 대해 유일하게 관심을 가지는 것이 종교뿐이라고 했다.

 

그래서 자기의 종교는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죽음의 한 두 시간 전까지도 죽음의 공포에 지지 않고 믿음의 확신을 보여주고 세상을 떠난 딸, 이민아 목사의 이야기를 자랑스럽게 말했다. “우리 딸은 그걸 훌륭하게 해냈어...”

 

살아 있을 때 유언 앞에서 하듯 말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이어령박사는 사람은 죽음 앞에서는 거짓말도 하지 않고 진실해진다. 그래서 유언은 믿어주는 거다. 사람은 살려고 거짓말도 하고 속이기도 한다고 말했다.

 

인터뷰 동영상을 보며 나를 돌아보게 되었다. 나의 종교는 이미 시작했나? 아직 오지 않았나? 늘 오락가락중인가? 종종 슬픔에 빠진다. 그리스도인인 나는 예수의 삶을 잘 따라가지 못하며 생존만 하고 있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