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비루하다? 고귀하다?>
익숙한 같은 공간을 보면서 잠들고
또 익숙한 같은 공간을 보면서 잠에서 깨어난다.
많은 사람들도 그러하다. 조금 넓이가 다를 뿐.
아내와 내게 주어진 공간은 딱 한 평
아내가 차지한 병실용 침대는 반 평이 안된다.
내게 주어진 보조침대의 공간도 딱 반평이 조금 안된다.
감옥에서 한 명에게 허용되는 공간도 비슷하지 않을까?
우리는 이 장소에서 6년8개월을 살고 있다.
한 자리에서 변함없는 다람쥐 부부처럼 쳇바퀴를 돌며...
무위당 장일순은 좁쌀 한 알 속에도 우주가 있다고 했다.
과연 그러하다. 우주보다 값지고 귀하다는 사람의 무게
그 사람의 삶이 우주에 비하면 좁쌀만한 반 평에 갇혀있으니
늘 무심하게 외면하던 눈앞의 좁은 공간이 답답하게 느껴졌다
비루하다... 삶이, 사람이.
천하를 주고도 바꿀 수 없는 고귀한 영혼을 가져도 탈출이 안된다.
천하가 비웃을까? 이 비루한 생명을, 불행을...
심상치 않다.
모두가 희망에 부푼다는 새해가 온 지 사흘만에
이 좁디좁은 장소에서 7년차를 보내고 있다는 걸 알게되는 이유가.
안식년에 압박감으로 숨쉬기가 빨라지는 불길한 징조가.
...또 내 발로 정신과 자동문을 열고 들어가는 일은 피하고 싶다.
삶은 비루할까? 그럼에도 고귀할까?
하나님이 곁에 있어도 벗어나지 못하는 한 평 공간의 생활.
(사진 - 잠들 때, 잠에서 깰 때 눈 앞에 보여지는 공간,
6년8개월째 변하지않고 바뀌지도 않는 무대 배치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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