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투병일기

간병일기 3041일 - 담고 또 담고...

희망으로 2016. 9. 5. 09:14
<간병일기 3041일 - 담고 또 담고...>

안으로 안으로 담고 또 담고
꾸역꾸역 담기만 하다보니...

터질 것 같다. 
무거워서 가라앉고 있다.
이러다 죽을 것만 같아 숨이 찬다.
가슴이 답답하고.

죽지 않으려고, 살고 싶어 내놓는다.
바깥으로 누구에게든지
던지고 뱉고 울고 말하고...

살아야지! 
우찌하던 내가 살아야 
남은 가족들도 살텐데...

"간호사님, 아무래도 안되겠어요 ㅠ"

결국 이른 아침에 소변주머니를 또 시술했다.
밤사이 몇 번이나 주르르 새는 소변, 방광염이 또 생긴거 같다.
아내의 희귀난치병이 투병기간이 길어지면서
여기저기 만성질환으로 인한 약해지는 증상들이 잦아진다.
아내는 울상이 되고 나도 그 많던 낙천적인 성격과 웃음이 바닥난다.
점점 심해지는 아내의 병 상태가 나까지 우울하게 한다.
한 발 한 발  미끄러져 들어가 어두운 물속에 빠지는 느낌.

'그만 살까?...'

손안에 쥔 불량과자처럼 만지작 거리며 고민하는 시간이 길어진다.
'내가 세상을 떠나면... 남겨질 내 가족들이 잘 참아낼 수 있을까? 
너무 힘들면 미안해서 안되는데...'

(자꾸 뒤적거려지고 눈에 띄는 자살에 관한 기사들, 
아래의 9월 5일 동아일보 기사가 무겁게 마음에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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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은 대물림되고 전염된다. 한 사람이 자살했을 때 영향력이 더 이상 퍼져나가지 않도록 차단해야 하는 가장 큰 이유다.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임재호 교수는 “자살을 목격한 사람들은 자기도 모르게 죽음을 하나의 가이드라인이나 탈출구로 받아들인다”며 “삶의 짐이나 힘든 일이 생길 때 ‘죽어도 괜찮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당장은 고통을 극복한 것처럼 보이더라도 오랜 시간이 지난 뒤 가정불화나 우울증 같은 심신의 병이 나타날 가능성도 크다. 어린 시절 어머니와 형이 연쇄적으로 자살했던 한 40대 남성은 “나이를 먹었는데도 삶이 힘들 때면 두 사람 생각이 나서 괴롭다”며 상담기관에 도움을 요청했다. 중앙심리부검센터 고선규 부센터장은 “자살이 한 번 일어나면 가장 긴밀한 관계에 있던 사람부터 주변 동료, 나아가 제3자까지 단계적으로 영향을 받는다”며 “거꾸로 말하면 한 사람의 죽음을 막으면 그만큼 사회적 비용과 갈등을 줄일 수 있다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직격탄을 맞는 것은 대부분 유가족이다. 그렇지만 고인의 연인 등 혈연보다 더 끈끈한 관계에 있던 사람들 역시 엄청난 충격을 받게 된다. “가장 가까운 나조차도 힘들 때 손을 잡아주지 못했다”는 죄책감이 크기 때문이다.

A 씨(34)는 4년간 사귄 여자친구의 자살을 목격한 뒤 감정적 상처를 입고 자살을 시도했다. 어머니는 심한 우울증을 앓았고 형제는 자주 A 씨를 폭행했다. 의지할 가족이 없던 그는 여자친구를 만나 비로소 안정감과 애착을 느꼈다. 하지만 여자친구마저 자신을 떠나자 A 씨는 “누구도 내곁을 지켜주지 않는데 살아서 뭐 하냐”는 절망에 빠진 끝에 결국 지난해 자살을 기도했다. 다행히 목숨은 건졌지만 그는 여전히 가까운 사람이 갑자기 사라질 수 있다는 불안감에 시달리고 있다. A 씨는 퇴원한 뒤에도 주기적으로 병원에 다니며 상담치료를 받고 있다.

B 씨(51·여)는 2014년 대학생 딸이 자살한 지 일주일 만에 뒤따라 목숨을 끊었다. B 씨는 그 직전 상담기관에 전화해 “서로 의지하며 살던 딸이 죽었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울다 끊었다. 당시 전화를 받았던 사회복지사는 B 씨가 일주일 동안 연락을 하지 않자 불안한 마음에 전화를 되걸었지만 전화를 받은 건 B 씨가 아닌 경찰이었다. 이웃의 신고로 B 씨의 집에 들어왔는데 이미 자살한 뒤여서 조사 중이라는 것이었다.

○ 지인, 제3자도 트라우마 겪어

자살 경험을 학습하려는 경향이 강한 청소년들은 더욱 위험하다. 이혼가정에서 자란 C 양(19)은 친구 D 양을 따라 자살했다. 그들은 서로의 힘든 가정사를 스스럼없이 털어놓을 정도로 가까운 친구였다. 우울증을 앓던 D 양의 오빠는 어느 날 가족들이 집을 비운 사이 투신자살했다. 스스로를 심하게 자책하던 D 양까지 그로부터 4개월 만에 투신하자 C 양은 친구의 사진을 끌어안고 울며 식사도 거의 못했다. 평소 친했던 두 명을 지켜주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시달리던 C 양은 결국 2014년 같은 방법으로 자살했다.




(사진 - 병실 창문에 붙여진 표시문. 흐린 하늘 비오는 세상.
내 심정을 알아차린 것일까? 설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