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야? 이런 바보같으니!"
내 입에서 욕과 함께 손에 잡히는 대로 들고 사람을 때렸다.
그것도 가족을...
참담하고 분노로 견디지 못하는 부글거리는 미움이 나를 온통 삼키고 있었다.
'이건 아닌데...' 한쪽에서 슬픔이 치솟는 것도 분명 느낄 수 있었다.
"으윽... 숨이 막혀! 가슴이 답답해, 나 좀 살려 줘!"
이번에는 호홉이 가빠지고 무겁고 육중한 무엇에 깔려 바둥거렸다.
고통스럽고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공포가 목을 조르고 있었다.
"예수님! 살려줘요, 예수의 이름으로! 나사렛 예수의..."
그렇게 몸부림을 치다가 퍼뜩 꿈에서 깼다.
가위로 짓눌리다가 간신히 정신이 들었지만 겁과 두려움은 여전히 남아서 따라왔다.
시계를 보니 새벽 4시가 막 지나고 있었다.
이번에는 온갖 상상들이 몰려 왔다. 잠이 깬 채로,
몸은 망가지고 여기저기 제 기능을 못하면서 신음과 통증으로 끙끙매는 모습
나이들고 가족들마저 자기 일에 바빠 홀로 참 외롭게 버티는 상황
죽음의 두려움이 몰려오는데 아무 것도 별 도움이 안되었다.
돈도, 지식도, 예전에는 즐기던 많은 대상들도 다 소용없었다.
허무하다. 그것들이 뭐 그리 귀한 줄 알고 바둥거리고 매달리며 살았는데...
찬송가를 틀고 이어폰을 귀에 꽃았다.
'겁과 두려움 없어지리니...'
'돌아갈 내 나라 하늘나라...'
'날 위하여 주 돌아가셨나'
'고마워라 임마누엘....'
마음 깊은 바닥에서 한줄기 미풍처럼 평안이 불어왔다.
그랬다. 두려움과 공포는 하나님에게서 온 것이 분명 아니었다.
몸이 죽어갈 어느 날에 대한 두려움도,
가족들을 향한 미움과 분노, 기대에 어긋난다는 이유로 오는그 모든 흔들림은
분명 하나님이 주시는 것이 아니었다.
또 하나 분명한 것은 살면서 매달리는 많은 대상들이 헛 것이었다.
그토록 사람을 쥐고 흔드는 돈도 명예도 마지막 순간의 고통에는 무용지물이었다.
남에게 떠받들리는 자랑도 달콤한 취미들도 아무 것도 아니었다.
겁과 두려움의 마지막 순간에 평안을 주는 것은 오직 생명의 주인이신
하나님과 예수님의 나를 붙잡는 사랑, 나의 바라봄, 안기는 의탁 뿐이었다.
우리를 절망케하고 겁과 두려움으로 자멸하게 하는 어두움은 사탄에게서 온다.
잠시도 한 눈팔지말고 주를 부르고 붙들고 살지 않으면 덮치는 시련이 된다.
잠이 들어서는 악몽으로, 깨어서는 불안과 흔들림으로,
이 겁과 두려움을 능히 이기는 참 길, 하나님이 주시는 힘으로 견디지 못하면
우리는 무너질 것이다.
온갖 무너질 수단에 의존하고 미신과 헛 것들에 매달리게 될 것이다.
서로 남의 탓을 하며 가족도 사랑하는 이도 상처를 주면서...
오늘 내게 닥친 이 겁과 두려움으로 나는 허리를 더 동여맨다.
심신이 많이 약해지고 있었나보다.
그리고 한없는 감사를 손모아 드린다.
이 절벽에 선 공포에서 나를 건져 평안을 주시는 피난의 길이 되신 주께!
이 이름이 내게 없었다면, 이 복음과 약속을 몰랐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아마 내 영혼이 미치고 파괴되어 개처럼 끌려 다니게 될지도 모른다.
온갖 허깨비 지푸라기들을 붙잡으려...
"니 이제 왔으니 내 집을 찾아
주여 나를 받으사 맞아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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