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184 – 피자 먹기 힘들다!>
“아, 왜 돈 안받아가요! 며칠이 지났잖아요!”
“예? 아, 네네...”
“지난 일요일 피자 시켜먹은 사람인데요!
피자 값 받았다고 해서 그냥 보내드렸는데 그게 아니잖아요!
빨랑 가져가요! 아니면 계좌번호를 보내던지요!”
“예, 사장님께 말씀드려서 연락드릴께요.”
전화를 받은 아르바이트 직원이 당황했다.
며칠 전 아이들이 피자를 먹고 싶다고 해서 피자를 한 판 시켜먹었다.
‘요기요’라고 하는 음식배달주문전문 앱을 통해서.
그런데 배달 온 사람이 피자를 주면서 ‘결제는 되었는데요?’ 라고 한다.
엉겁결에 스마트폰앱으로 하는 주문은 자동으로 결제를 하나? 하면서 보냈다.
그런데... 다 먹고 나서 생각해보니 말이 안 된다.
“아니, 결제 동의 클릭도 없이 결제가 되는 법도 있나?”
결국 다 뒤져봐도 결제가 안 되었다. 카드도 없고, 계좌출금도 없다.
그래서 아이에게 피자 값 22,000원 돈을 주고 병원으로 돌아왔다.
혹시라도 나중에 받으러 오면 주라고.
그런데 며칠이 지나도 안 온다.
‘아....귀찮게 하는 업체로구나!’
그래서 기어이 인터넷 뒤져서 번호를 알아내고 시킨 날자와 금액까지 알려주고 기다렸다.
‘딩동’ 문자가 왔다. 밤 10시가 넘어서, 병원 병실은 다 자느라 조용한데...
‘죄송합니다. 늦은 시간에... 여기는 피자 가게 ooo입니다. 피자 값 때문에...’
‘아, 당연한걸 뭘 그렇게 감사하고~~ 하하하!’
그렇게 어렵게 돈을 송금시켜주었다.
‘사람을 뭘로 보고 말이야! 내가 그깟 돈 22,000원에 양심을 팔 사람으로 보여? 으쓱!’
그런데 솔직히 딸래미랑 아내랑 같이 먹은 피자라 맘이 걸렸다.
아이에게 실수로 오는 공수입은 쓱! 해먹어도 된다는 가르침을 몸소 보여줄 수는 없지 않은가? 아빠가 되어가지고...
만약, 나 혼자 시켜먹었는데 이런 기회가 오면? ...나도 장담 못하겠다.
돌려줄 가능성 50%, 안 돌려줄 가능성도 50%. 백중지세다. 흐흐
내 인간성의 현재 수준이 딱 거기까지라서~~
그나저나 송금하고 보니 내 거래처 농협이 아닌 다른 은행이라 수수로가 500원 나갔다!
오 마이 갓!!! 세상에 양심고백 할인은 고사하고 덤으로 더 나가다니...
양심 따라 살기 힘들고 손해를 감수해야한다고 성현들이 말하더니 영락없다. 애휴~~
오늘 일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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