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아파서 목욕을 한 번 건너 뛴 다음번엔 댓가를 치렀다.
아내를 7년 정도 직접 목욕을 시켜주는 남편이 흔할까?
신혼 때는 시키지도 않고 부탁도 안 해도 해주는 남편도 있다지만 그거 빼고.
아무래도 나는 전생에 무지 아내를 속 썩였거나 아님 사랑을 듬뿍 받으며 살았을 거다.
그러니 다른 남편들은 하지 않아도 되는 봉사를 하며 사는 게다.
“이만하면 되었지?”
몸이 힘드니까 살살 꾀가 난다.
원래 경력이 길어지면 요령이 늘어난다고 하더라.
나도 예외가 아니다. 7년쯤 간병경력이 되어가면서 정성은 줄고 요령은 늘어난다.
요령은 1류, 정성은 3류로...
아픈 사람을 돌보는 데는 무엇이 더 도움이 될까?
기술은 좋은데 정성이 없는 쪽과
정성은 있는 데 기술이 없는 쪽 중에서,
이게 어디 간병에만 적용되는 문제일까?
교회를 섬기고 어려운 이를 돕는 봉사에도 그런가 보다.
하나님이 종종 탄식을 하신다.
“재주 있는 놈은 마음이 모자라고, 마음 있는 놈은 재주가 없네...”
복지단체에 봉사하러 오는 이들이 그렇다는데 병원에서도 간병인들에게서 종종 본다.
가장 많은 첫 번째 부류는 ‘마음은 있는데 일을 잘 못하는 경우’
두 번째가 ‘일은 좀 하는데 마음이 모자라는 경우’
세 번째는 ‘일도 못하면서 마음도 없는 경우’
도움을 기대하는 사람들이 바라는 분류는 ‘일도 잘하고 정성도 많은 사람!’
그러나 가장 많이 보는 것은 ‘마음도 없고 일도 못하는 경우’...
나는 요령(1류)과 정성(3류)을 합쳐서 나누면? 평균이 2류다.
명색이 남편인데 이래도 되는 건가? 에구...